해운업계, 현대글로비스 첫 외부계약에 긴장 모드
외부거래 확대로 해운업계 물량 줄어들까 우려
[매일일보 김효인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첫 외부계약을 성사시키면서 해운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28일 해운업계는 현대글로비스의 이번 입찰 성공으로 앞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해운업 물량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5일 한국전력 자회사 한국남동발전의 유연탄 수송입찰에서 파나막스급 벌크선의 장기수송계약물량을 대보인터내셔날쉬핑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낙찰받으며 실질적으로 첫 외부물량을 따냈다.
현대글로비스는 그동안 해운법 24조 '대형화주가 지분의 4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를 통해 자사가 필요로 하는 대량화물을 운송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에 따라 그동안 현대제철이 필요로 하는 철광석 운송을 직접 하지 못하고 다른 선사에 하도급을 주는 형태로 해서 사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12월 최초로 따낸 장기 외부 운송 계약도 한집안인 범현대가의 현대오일뱅크와 맺은 10년간 원유 수송 건이어서 사실상 실질적인 외부 물량은 없었다.
그러나 이번 한국남동발전과의 첫 외부계약 체결로 현대글로비스는 해운법 24조의 규제를 실질적으로 완화시키면서 '3자 물류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외부거래를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선주협회는 현대글로비스가 내부거래를 통한 규모확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력으로 외부거래를 확대해 해운업계의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지난해 말부터 현대글로비스의 입찰참여에 대해 반대입장을 고수해왔다.
양홍근 한국선주협회 상무이사는 "현대글로비스의 이번 입찰 허용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해운업계의 일감이 줄어들 것이 우려된다"며 "다방면에서 대응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글로비스와 사업관계 때문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이번 외부계약 체결로 앞으로 해운 영업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계약 체결이 앞으로 현대글로비스가 외부거래 영역이 본격적으로 확대된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러나 앞으로 해운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현대글로비스가 어떠한 영업을 펼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