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후약방문식 조치에 과방위, 정부 질타

방통위원장 “국민께 송구”…“텔레그램 간접 규제 어려워”

2020-03-26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이 성 착취물 유포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고 질타했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는 전날 n번방 긴급 현안질의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의 대책을 점검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미성년자 등에게 성 착취 영상물을 찍도록 해 채팅방에서 유통·매매한 사건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학생들이 잠입 르포해 만천하에 알려진 사건”이라며 “이건 지난해 초부터 공론화된 문제였는데 국가는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 데 대한 국민적 분노가 있다”고 말했다. 윤상직 미래통합당 의원이 정부의 부실 대처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저희의 방지대책 등에도 결과적으로 이런 일이 발생해 대책이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김성태 미래통합당 의원은 강상현 방심위원장에게 “n번방과 관련해 (인터넷 검색 포털 등에) ‘자동 완성’과 ‘연관 검색어’를 삭제했다고 했죠?”라고 물었고 강 위원장은 “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n번방을 검색하면 피해자로 짐작되는 사람의 이름이 그대로 뜬다”며 “사후조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게 작금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n번방 사건의 온상이 된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대응 조치에 대해 “대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변으로 일관해 여·야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그는 “텔레그램의 경우 존재 자체에 대해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이고 수사기관도 서버의 위치를 계속 추적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수익을 내는 부분이 없어 간접적으로라도 규제할 방법을 찾기가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텔레그램의 경우 사업차 연락처도 존재하지 않고 단지 나와 있는 이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있지만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불법음란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발견해 신고할 경우 포상금을 주는 제도를 실시해 정부가 음란물을 신속하게 인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에 한 위원장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