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사기 당한 심정"... 황교안 "아쉬운 점 유감"
통합당 공천 파열음에 내부 성토 목소리
2021-03-26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이 4·15총선 공천과 관련해 번복이 잇따르며 당내 공천 파열음이 계속되자 불출마 선언으로 희생을 감수한 정병국 의원이 "잠을 이룰 수 없다" "사기당한 심정"이라며 비통함을 나타냈다. 황교안 대표는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선당후사의 정신"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공관위와 최고위가 이 역할을 묵묵히 또 성실하게 수행해 왔다고 믿었기에 그 결과를 존중했다"며 "그러나 어제밤 공관위가 보여준 것은 무기력한 자의 무능함과 무책임이었고, 당 최고위가 보여준 것은 권력을 잡은 이의 사심과 야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나 자신마저 내려놓았던 희생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되돌아보기까지 했다"며 "공관위의 무능함과 최고위의 권력욕에 무너진 청년들은 오늘도 저를 찾아와 울고 또 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이들과 함께 울겠다. 하지만 마지막 개혁의 불꽃만큼은 꺼트리지 않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출신 5선 중진의원으로 이번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앞서 최고위는 전날 총선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4개 지역구에 대한 공관위 공천 결정을 전격 취소했다. 이에 공관위가 황 대표 측근인 민경욱 의원의 공천을 취소하며 반격했고, 황 대표는 심야 최고위에서 재차 민 의원 공천을 확정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날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매끄럽고 보기 좋은 공천이 되도록 노력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생기게 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공천이 난항을 겪을 때마다 인고의 시간이 됐다"며 "당 대표인 저로서는 순산을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어 "공천이 완벽할 수는 없다. 당연히 아쉬움도 있고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있다"면서도 "결정의 시간이 다소 지체됐던 점은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다시 선당후사의 정신을 되새겨 보수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