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같은 번식력…등골빼네”

알바연대 ‘알바5적 프로젝트’ 네 번째 기자회견 - 카페베네

2013-03-28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보고있나? 카페베네?

카페베네에서 판매되는 음식들중에 뜨거운 오븐을 이용한 디저트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와플, 하나는 허니 브래드. 이런 뜨거운 기계 앞에서 일하는 나에게 “4대보험”이란 제도는 절실했다. 바쁠 때는 이것저것 보지도 않고 생각도 안하고 노동만 하는 나에게 살짝이라도 살이 닿아 데이는 날에는 무서웠다. “조금만 더 조심해야지”라는 생각보다는 병원비가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였다. 어느날, 생크림을 제조하다가 생각지도 못하게 손바닥에 동상이 걸렸다. 사장님도 함께 일하는 날이었는데, 그걸 보시곤 어쩌냐며 말만하셨다. “병원에 갈래?”라고 물어보았을 때 가지 않겠다고 한 이유도 ‘4대보험’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장 때문이었다.그 일이 있기 며칠 전, 나는 이미 사장님께 “사장님 4대보험 안들어주세요?”라고 물었을 때 당당하게 “그거 내 돈도 나가는거잖아. 그럼 너 시급 깎이는데.”라고 대답한 사장을 이미 겪었기에 더욱 더 그럴 수 없었다. 일을 그만둔지 한달 째 이지만, 아직도 손바닥에 거멓게 살짝 보이는 흉터. 열받는다. 언제부터 4대보험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가입하는 제도가 되었나?…중략…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일했던 많은 알바들 중에서 카페베네는 세손가락 안에 꼽히는 알바들을 갉아먹는 알바에 속했다. 이유가 뭘까 다시 생각해봐도 다른 아르바이트 노동환경보다 무식했기 때문이다. 알바들을 위해, 인간다운 노동을 위해 법으로나마 명시해 둔 것들도 그 따위로 무시했기 때문이다. 커피한잔에 3800원. 그마저도 싸다며 “커피값 올릴까요? 말까요?”하는 설문조사를 돌릴 시간에, 그 커피를 만들고 판매하는 알바들에게 “지금 임금 괜찮은가요?”또는“얼마 받나요?”하는 것들이 더 중요한 것임을 무식한 카페베네는 깨우치길 바란다.

 - 바퀴벌레처럼 알바노동자들에게 해로운 바퀴베네 이야기 (윤**)28일 오전 11시 중곡동 카페베네 본사 앞에서 “바퀴베네, 등골빼네”라는 주제로 카페베네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현실과 이들을 착취하는 카페베네의 횡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이번 ‘카페베네’ 기자회견은 알바연대가 진행하고 있는 알바5적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자리였다.론칭 4년 만에 전국 840여 곳을 오픈한 카페베네는 바퀴벌레같은 번식력으로 ‘바퀴베네’라 는 별명까지 얻기에 이른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확장사업을 벌이다 얼마 전 외식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되었고, 카페베네는 전 직원의 10%를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노동자 해고로 돌아온 것이다.알바연대는 “카페베네가 가맹점주들에게 ‘등골빼네’라고 불린다”며 가맹점주들에 대한 본사 횡포를 열거했다.이들은 “(카페베네가) 상권 보호를 고려하지 않고 조건없이 가맹점을 늘려 가맹점주들은 최소한의 이득조차 얻기 힘들게 만든다”며 “특히나 가맹점 매출의 50% 가량이 인테리어비, 설비판매비로 이뤄져 있는데다가 시공 이틀만에 시멘트가 갈라지는 등 부실공사가 줄을 잇는다”고 밝혔다.알바연대는 “게다가 바퀴베네의 명성에 맞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는 카페베네 매장수는 점주의 최소한의 이득조차 보장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인력파견 이중착취…‘계약기간’도 없는데 ‘수습’ 급여

알바연대는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SNS와 제보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여부, 법적근로수당 지급여부, 4대 보험 가입여부를 중점으로 카페베네의 전국 60개 지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서울 24/부산9/경기·인천8/경상남북도8/대구5/전남·전북3/충청남북도3, 총 조사지점은 72개 지점이며 이중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12개 지점은 통계에서 제외)그 결과 이들의 평균 시급은 4900원으로 평균적으로 주 28시간 근무하며 월 평균 59만6820원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알바연대는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업장의 규모와 관계없이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모든 노동자가 주휴수당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대상 60개 지점 중 무려 53개 지점에서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또한 “4대 보험을 가입한다고 말한 곳은 3개 지점에 불과했다”며, “야근수당 지급의무가 있는 5인 이상의 지점으로 확인된 곳 19개 지점 중 12개 지점에서 야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카페베네는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 알바 노동자의 노동시간을 1주일에 14시간 이내로 제한해 주휴수당 지급 의무를 회피하려는 편법을 쓰는 사례가 많았다.6개 지점에서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14시간 이하의 근무 스케줄을 만들어 일하도록 강요하고 있었고, 평일에 근무할 경우 주 3일을 하루에 3.5시간 또는 4.5시간 씩 일하는 형태로 주간 평균노동시간이 13.5시간 또는 14.5시간에 불과했다.주말에는 하루에 7시간씩 주 14시간만 근무하는 형태가 많았다. 이는 법적으로 주 15시간 미만 노동에 해당되기에 법적으로 점주는 주휴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으나 정해진 근무 스케줄을 따라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다분히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점주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매장 포화상태로 최소한의 ‘점주 이득’보장 안돼”

알바연대는 “알바 노동자의 고용 형태도 문제”라며 “인력파견업체를 통한 근로계약 체결을 강요하는 등 알바 노동자를 이중착취하고 있는데, 알바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회피하려고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채용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이어 “추가적으로 또 다른 7개의 지점에서는 인력파견업체를 통해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직원(바리스타, 매니저)를 고용하고 있었다”며 “인력파견업체와 근로계약을 맺고 카페베네에 파견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경우 본인을 고용한 사업장과 현재 근무하고 있는 사업장이 다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있었으며 다른 동료들과 비교했을 때 근로기준법에서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현실에 놓여있었다”고 밝혔다.5인 이상 일하는 대다수 대형 카페베네 매장들은 1.5배 지급 의무가 있는 심야노동수당(밤10시~아침6시)을 지급하지 않았고, 주휴수당 지급 의무, 4대 보험 가입 의무도 지키지 않았다. 게다가, 근로계약서 상에 고용기간을 명시하지 않았는데도 ‘수습’이라며 법정 최저시급의 90%(4380원)만 지급하는 매장도 있었다.알바연대 활동가 권유리씨는 “조사를 하며 만난 대부분 지점의 점주, 점장, 그리고 매니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주휴수당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6일 이상을 근무하거나 평일에 근무하는 사람, 또는 주간 40시간 이상을 근무해야만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어 본인들이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한 점주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르바이트 모집 시 보통 매장의 점주나 점장이 면접을 진행하는데 급여나 수당지급과 관련된 이슈에 민감한 사람은 고용하지 않으며 권리나 의무를 찾는 사람과는 일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또 다른 지점의 점주는 “주 15시간 이상 근무해야 주휴수당 나오는데, 저희는 알바들을 15시간 넘게 일 안시킨다”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었다.또한 알바연대는 “카페베네가 필리핀과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진출한다고 한다”며 “한국에서 착취한 것처럼, 해외에서도 수많은 알바 노동자들을 착취할 것이다. 이젠 국경까지 넘나들며 알바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카페베네가 주휴수당 지급 약속과 최소한의 법 전수에 관해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알바연대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카페베네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주휴수당과 야근수당 지급 및 4대 보험 가입과 같은 당연한 권리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사실을 일부 점주와 직원들마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전국의 카페베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법적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전국의 지점에 대한 카페베네 본사의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