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이후 9.1조 규모 사상 첫 긴급재난지원금 풀린다
가구원수별 소득하위 70%에 40만~100만원
4인가구 경우 소득 712만3761원 이하 대상
국민연금 3개월 납부유예 등 4대보험 감면도
2020-03-30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정부가 30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코로나19로 악화된 가계의 생계 지원을 위해 사상 최초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소득하위 7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 규모별로 차등지급하는 방식이다. 전례가 없는 만큼 지원 범위와 지원 규모,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내용을 짚어봤다.
▮가구원수별 소득 70%에 차등지급
지원 범위와 지원 규모와 관련,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의 큰 골격은 국민의 소득하위 70%(전체 2100만 가구 중 1400만 가구)를 대상으로 생계 보장과 소비 진작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도록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지급하도록 설계했다”며 “가구당 지원 금액은 가구원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1인 가구는 40만원, 2인 가구는 60만원, 3인 가구는 80만원, 그리고 4인 가구 이상은 100만원을 지급받는다.
가구원수 별로 선정 기준인 소득액도 달라진다. 소득 하위 70% 이하는 중위소득 150% 이하로,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월 소득 263만5791원 이하가 이에 해당한다. 또 2인 가구는 448만7970원, 3인 가구 580만5855원, 4인 가구 712만3761원, 5인 가구 844만1657원 등이다. 다만 가구 구성원의 월 급여 단순합계와는 다르며 별도의 산식이 필요하다. 보통 소득인정액은 근로소득·사업소득·재산소득·기타소득 등에 부동산·전월세보증금·금융재산·자동차 등 주요 재산의 소득환산액까지 합쳐 구한다.
▮지자체 지원금과 중복수령 가능
명칭은 다르지만 지자체에서도 지역화폐 등의 형태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성격의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역시 각 지자체에서 활용 중인 지역상품권과 전자화폐로 지급할 방침인데 중복수령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홍 부총리는 각 지자체별 재난수당과의 중복지원 문제에 대해 묻자 “정부가 오늘 발표한 1인 가구부터 4인 가구까지의 40만~100만원 지급 규모, 골격은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와 같은 골격대로 지자체에 지원을 하고, 지자체는 정부의 골격에 더해서 지방의 사정을 감안해서 더 추가해서 지급할 수도 있고 또 지급의 방식을 조금 달리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자체가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지역여건에 대해 보다 상세히 파악하고 있는 점을 감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업하여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간 분담 비율은 기본적으로 8대 2로 진행된다. 다만 서울의 경우 분담 비율이 다를 수 있다.
▮7.1조 2차 추경...지자체 2조 부담
긴급재난지원금 소요규모는 9.1조원이다. 정부는 이 가운데 약 7.1조원을 2차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나머지 2조원은 지자체 부담이다. 2차 추경안에는 국채 발행이 아닌 기존 세출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마련 방안이 담긴다. 재정 부담을 줄이고, 국회의 동의를 얻기 위해서다. 홍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집행부진이 예상되는 사업, 유가·금리 하락 등으로 소요가 줄어든 사업비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집행절감이 가능한 사업들을 최대한 발굴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이자상환, 국방·의료급여·환경·농어촌·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 등의 삭감이 예상된다. 2차 추경안은 4.15 총선 직후 처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긴급재난지원금도 총선 이후 지급될 전망이다.
▮4대 보험료 경감 대상 확대
한편 정부는 지난 2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결정한 4대 사회보험료 3개월 한시 부담 완화와 관련해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은 1차 추경 당시 정한 소득(보험료) 하위 20%(특별재난지역 50%)에서 하위 40%까지 확대, 석 달간 30%를 줄여준다. 국민연금은 실직이나 휴직으로 소득을 상실한 가입자를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3개월 간 납부를 유예하고 연체금도 받지 않기로 했다. 고용보험은 30인 미만 사업장 중 희망사업장에 한해 3개월 간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 산재보험은 30인 미만 사업장과 1인 자영업자, 특수고용 직종 사업장 가운데 신청사업장에 한해 3개월간 납부를 유예하거나 6개월간 30%를 감면한다. 4대 보험 모두 3월분부터 적용된다.
한편 정부는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소상공인 320만호와 취약계층 157만호에 대해 4월부터 6월까지 청구되는 3개월분 요금의 납부기한을 3개월간 연장하고, 납부기한 연장이 종료된 이후에도 올해 연말까지 필요시 분할납부를 허용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