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도 ‘가시밭길’ 예고
여야, 공통공약 해결 한 뜻…청문회·재보선에 민생은 ‘뒷전’ 우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경제민주화와 국회쇄신 등 주요 대선공약을 조속히 실천하겠다는 총론에 공감대를 이룬 상태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의견차가 적지 않아 입법화 단계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여기에 인사청문회 일정이 상당수 남아있는데다 검찰·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국정원의 불법정치개입 의혹’ 및 ‘성접대 의혹 사건’ 등도 정치 쟁점화할 수 있어 4월 국회의 순항을 예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4·24 재보선을 앞두고 의원들이 재보선 지역구에 많이 투입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정국 자체가 재보선 분위기로 흐를 수 있어 4월 국회가 얼마나 내실있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여야 “공통공약 처리” 한목소리
여야는 모두 4월 국회에서 지난해 대선기간 공통으로 제시한 공약과 관련해 우선 처리가 가능한 법안을 선정, 민생현안을 해결하는 데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4월 국회 개최를 앞두고 양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6인 협의체’가 본격 가동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새 정치’ 차원에서 논의됐던 국회쇄신 법안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선 공정거래 확립(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과 대형 유통업체 불공정 근절(유통거래공정화법) 등이 꼽힌다.
노동 부문에서는 근로시간 줄이기(근로기준법)와 정년 60세 의무화(고용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등이 여야의 ‘공통분모’가 될 수 있다.
국회쇄신의 경우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하는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과 의원연금을 없애는 내용의 ‘헌정회 육성법 개정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 상임위원회별 협의에서는 입법화 수위를 놓고 온도차가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실천을 뒷받침하기 위해 ‘박근혜표 공약’을 최대한 입법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복지 공약이 대폭 후퇴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말바꾸기’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 ‘가시밭길’ 예고
이미 청와대의 ‘부실 인사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남은 인사청문회도 여야 관계를 냉각시킬 변수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1일),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2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내정자(8∼9일),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일정 미정) 등이 야당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을 수 있다.
현재 윤진숙 내정자에 대해서는 재산·부동산 등의 문제가 없어 여야 모두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비추고 있는 반면, 최문기 내정자에 대해서는 증여세 탈루, 농지법 위반, 교수 재직 중 사외이사 불법 겸직 등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갖가지 의혹이 제기된 상태여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특히 친박(친박근혜) 인사인 이경재 내정자를 ‘제2의 방통대군’으로 규정, “방송 장악 의도를 드러낸 인사”라며 대대적 검증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박한철 내정자의 경우 공안통 전력과 보수적 성향, 퇴직 후 로펌 재직시 고액 연봉 수령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이들 인사청문회가 진통을 겪는다면 여야가 ‘공통 대선공약 이행’을 연결고리로 머리를 맞대려는 분위기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추경 갈등·사회적 이슈도 변수
최대 20조원까지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4월 국회에서 쟁점이 될 수 있다. 여야 모두 추경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재원조달 방안이나 지출 내역 등에서는 이견이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전액 국채로 조달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공감하는 기류지만 민주당은 “증세 등 근본 대책없는 무분별한 국채발행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조만간 정부의 추경안이 국회로 제출되면 여야 논의 단계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기간 불거진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사회 지도층 연루설이 제기된 ‘성접대 의혹 사건’ 등도 돌발 변수가 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들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함으로써 현 정부의 총체적 난맥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4·24재보선을 앞두고 정국주도권 확보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 사건은 아직까지 검·경의 수사 단계에서 정치권으로서는 당장 정치쟁점화하기보다는 당분간 수사결과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국정원에 사이버 안보의 지휘를 맡기는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데에 대해서도 야당은 “사이버상의 정보통제적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정보위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