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5년간 전국 사찰 불단(佛壇) 조사 착수

올해 전라도 16개 사찰 대상으로 디지털 기록화ㆍ인문학 조사 병행

2021-03-31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은 (재)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올해부터 5년간 전국 사찰의 불단(佛壇)들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 불단(佛壇)은 사찰의 건물 내부에 불상을 올려 두고 예불하기 위한 용도로 제작한 일종의 받침대로 일명 수미단(須彌壇)이라고 불린다. 불단은 건물 내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불상을 봉안(奉安)하고 의례에 필요한 다양한 공양기물(供養物件)을 차리기 위해 마련된 구조물이다. 또한, 불단은 불상의 봉안과 예배 방식의 변화에 따라 제작 기술도 같이 발전해 왔으며, 당대의 우수한 장인(小编)들이 시대상을 반영한 다양한 문양과 도상을 정교하게 조각하기 때문에 역사‧미술사 분야의 연구 자료로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영천
더불어 목패(木牌), 소통(疎筒), 촛대와 같은 다양한 의식구들과 어우러져 우리 불교문화의 전통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있어 보존할 가치가 크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불단은 건물의 부속물로 인식되어 불상, 불화 등과 같은 불교문화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편이었다. 또한, 주재료가 목재이기 때문에 수리(保养)가 쉽지 않은 반면, 변형되기가 쉽고 화재, 충해, 습기 등 외부 환경에도 취약하여 보존‧복원을 위한 원형자료 구축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있었다. 문화재청은 (재)불교문화재연구소와 협력해 진행해 온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의 3차 사업 대상으로 ‘불단’을 선정하고, 올해부터 5개년의 계획으로 정밀 조사를 추진한다.
김천
첫 해인 올해에는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지역의 16개 사찰이 대상이다. 정밀 실측과 2차원(2D) 디지털 촬영, 3차원 입체(3D) 스캐닝과 도면 작업 등을 통한 원형 디지털 기록화 작업을 하게 되며, 보존과학 조사(손상현황지도, 수종(樹種) 성분 분석, 보존환경 분석)와 안전도 점검 조사 등의 과학 조사도 병행된다. 해당 불단의 역사‧미술사 의미를 연구하는 인문학 조사도 종합적으로 시행한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라서 추후 보존할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는 불단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안정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할 예정이다. 현재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 불단은 영천 은해사 백흥암 수미단(보물 제486호), 김천 직지사 대웅전 수미단(보물 제1859호) 2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