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靑, 뜬구름 잡는 소리만”
수석들 ‘창조경제론’ 설명 애먹자 난타…당내 불만 기류 반영한 듯
2014-03-31 김민정 기자
[매일일보] 새누리당 의원들은 30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창조경제론'을 도마 위에 올렸다.
최근 정부조직법 처리과정에서 드러난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소통, 청와대의 잇따른 ‘인사검증 실패’ 등으로 불만이 가득 쌓인 당내 기류를 방증하듯 노골적인 쓴소리가 터져나왔다.의원들은 창조적 발상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총론’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의미가 모호하다면서 청와대 수석들을 다그쳤고, 시종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첫 발표자로 나선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창조경제론을 중심으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보고하자, 소관 상임위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한선교 위원장은 “너무 학구적이다. 도대체 창조경제가 무슨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이에 유 수석이 “창조경제는 결국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교과서적 답변을 이어가자, 한 위원장은 “됐습니다. 그만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최순홍 미래전략수석이 유 수석을 대신해 나서서 ‘창조경제’를 부연 설명했으나 한 위원장은 “그래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고 했고, 이군현 윤리특위 위원장은 “누가 어떤 산업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지 우리도 국민을 설득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당 일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녹색성장처럼 무엇을 내세워야 하는데 창조경제에는 그런 명확한 게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청와대 측이 끝내 창조경제론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자 이한구 원내대표는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 당장 서류로 준비해서 제출하라”고 촉구했다.교육학 교수 출신인 이군현 위원장은 쉬는 시간에 기자들을 만나 “나도 교수를 20년 했지만 창조경제가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다”고 지적했다.유민봉 수석은 보고 도중 “박 대통령이 국민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면서 박 대통령의 에피소드를 언급하려하자 곧바로 의원들로부터 핀잔이 터져나오기도 했다.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유승민 국방위원장은 유 수석의 말을 끊으면서 “그런 에피소드가 어떻게 국정철학인가. 빨리 끝내달라”고 말했고, 한선교 의원은 “여기에 있는 사람들이 박 대통령과 10년 이상 일해 본 사람들이라 그런 얘기 안해도 다 안다. 에피소드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새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재원’ 마련 방안도 쟁점이 됐다.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수행을 위한 증세는 없다”고 밝혔으나 의원들은 재원확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심재철 최고위원은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고, 김정훈 정무위원장은 “금융산업 대형화를 통해서도 세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모 의원은 워크숍을 마친 뒤 “청와대 쪽은 창조경제니 ‘증세 없는 복지’니 전부 다 뜬구름 잡는 소리만 했다”면서 “청와대 수석들이 진짜 한심해보였고 박 대통령까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