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코로나 확진자에 ‘경영난’ 까지 '설상가상'
무증상 투숙 후 감염 사례 잇따라 발생
영업 중단·예약자 환불 등 손해도 막심
2021-03-31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최근 들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해외유입 사례 중 상당수가 무증상으로 입국 후 국내 호텔에 머무른 경우가 많다. 코로나19 때문에 투숙객이 줄었던 호텔들은 임시휴업으로 인한 손해까지 겹치고 있다.
31일 L7 강남은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휴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미국 입국자로 자가격리를 안내받았으나 무증상 상태에서 27~29일 이 호텔에 투숙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L7 강남은 보건당국으로부터 해당 내용을 통보받은 후 투숙객들에게 고지하고 퇴실 조치를 내렸다.
현재까지 다수의 호텔들이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휴업을 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크 하얏트 서울, 신라스테이 역삼·서초,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 용산 그리고 제주 해비치리조트호텔과 제주 한화리조트 역시 확진자 방문으로 임시로 문을 닫았다.
이들 호텔은 체크인 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을 체크하고, 외국 방문·확진자 접촉 여부를 묻는 등 예방조치를 했다. 하지만 무증상 뿐 아니라 감염 가능성이나 증상 등을 숨기고 투숙할 경우 사실상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로 인해 호텔들의 손해도 크다. 방역 작업 등을 위해 임시휴업을 해야 하기에 영업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짧게는 2일 길게는 2주 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다. 임시휴업 기간 예약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투숙·예약객에게 지불 해야 할 환불액도 만만치 않다.
예약객에게는 직접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해야 한다. 호텔을 이용하려고 했던 예약객도 일정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호텔 이미지 타격 뿐 아니라 직원 및 방문자의 안전까지도 우려된다.
서울에 있는 모 호텔 관계자는 “확진자와 같은 시기에 투숙하고 있던 고객에게 죄송하다”면서 “코로나19에 걸린 투숙객도 몰랐겠지만 솔직한 마음으로는 우리 호텔에 왜 왔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감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호텔 투숙을 자제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일부터 국내 입국자는 국적에 관계없이 2주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자가격리 장소는 자가 또는 지정 격리시설이 원칙이다. 격리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호텔 및 숙박 시설 투숙은 위반 사항이다.
감염병예방법과 검역법 위반으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외국인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추방이나 입국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