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과징금을 소비자 부담으로?

영업비용' 처리 보험료에 전가 우려...업계 “금감원 규정에 따랐을 뿐”

2014-04-01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보험사들이 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해 금융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특히 금융감독원의 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소비자단체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1일 변액종신보험의 최저사망보험금 보증수수료율을 0.1%로 정하기로 담합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구 대한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 9곳에 대해 과징금 201억4000만원을 부과하고 삼성과 한화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그러나 일부 보험사들은 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해온 전례가 있어 이번 과징금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보험사의 사업비가 증가하고 그 결과 금융소비자인 계약자의 보험료가 늘어나기 때문이다.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들에게 보상을 해 주지는 못할망정 고객이 낸 보험료로 과징금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보험사들이 과징금을 영업외비용이 아닌 영업비용으로 처리해 온 것은 현행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규정 때문이다.현행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에는 세금뿐 아니라 공과금이나 과징금 및 벌과금 등이 모두 ‘세금과공과’ 로 분류돼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은 금감원 규정에 따른 것”이라며 “금감원이 규정을 미비하게 마련해놓은 건데 보험사가 꼼수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이어 “과징금을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는 곳도 있지만 이는 사실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금감원은 아무 지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생명보험은 영업비용으로 과징금을 처리하게 돼 있지만 손해보험은 영업외비용으로 과징금을 처리할 수 있는 단서조항이 붙어 있다”며 “감독규정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동일하게 수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