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체크카드’ 고객 편의 앞세워 카드사 이익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도 퇴색
2014-04-02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카드사들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경쟁 과열로 체크카드를 통해 과소비 억제 및 가계 부채 경감을 하겠다는 당국 정책이 무색해지고 있다.
2일 소비자연맹의 강형구 금융국장에 따르면 3월까지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더한 일명 ‘하이브리드 체크카드’가 총 60만 장이 발급 된 것으로 집계됐다.체크카드는 자주 잔고를 확인을 하지 않으면 잔액부족의 불편함이 있어왔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 한도 대책’을 발표, 최고 30만원까지 신용한도를 부여한 직불기반 겸용 카드를 2매까지 발급할 수 있도록 했다.이후 11월부터 하나SK를 시작으로 국민,신한 등 대부분의 카드사가 하이브리드 카드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다.카드사들은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못지않은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 등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일 출범한 우리카드 역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인 ‘듀엣플레티늄’을 앞세워 체크카드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소비자 입장에서 잔액이 부족해도 일정 금액 한도까지는 결제가 가능해 당장은 편리한 측면이 있다.그러나 이로 인해 잔액 한도 내의 지출을 통해 과소비를 막을 수 있다는 체크카드의 장점이 줄고 있다.더군다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1원이라도 잔액이 부족하면 부족분이 아니라 결제 금액 전체가 신용결제가 된다.예를 들어 잔고가 5만원뿐인 사람이 7만원을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로 결제 시 부족분인 2만원이 아닌 7만원 전체가 신용 결제된다.이에 연체이자까지 더해지면 체크카드로 가계부채를 감소하겠다는 당국의 정책은 퇴색되고 만다고 소비자연맹의 강 국장은 우려를 표했다.반면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의 인기로 카드사들은 이익을 보고 있다.카드사들은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한 동안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었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1.9%)비해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1.2%)가 낮은데다 체크카드는 주로 소액 결제가 많이 이루어져 카드사들이 큰 영업이익을 보지 못했다.그러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통해 정부의 체크카드 정책에는 동참하면서도 체크카드의 포함된 신용카드 기능으로 카드론을 통한 영업 창출을 할 수 있게 됐다.또 카드사들은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통해 신용카드 결제 기능 시 가맹점으로부터 체크카드 가맹점 수수료보다 높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얻을 수도 있다.소비자연맹의 강형구 금융국장은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는 체크카드 활성화를 통해 정부가 이루려는 과소비 방지와 가계 부채 경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소비자들에게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편리함 때문에 방심하고 이용 및 연체하면 신용등급까지 낮아질 수 있어 조심해서 주의 있게 쓸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