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도 모르는 ‘창조경제’… 경제발목 잡나

“개념은 섰지만 구체 방안은 마련되지 않아”

2014-04-03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이 초반부터 ‘창조경제’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4대 국정기조 중에서도 핵심공약으로 제시된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한 데다 청와대와 정부가 개념 설명에 엉키며 벌써부터 알맹이 없는 정책이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창조경제를 두고 야당 등 외부에서는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청와대는 창조경제의 구체적 실행 수단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키로 하는 등 설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청와대는 우선 창조경제에 대한 정책 홍보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청와대는 2일 정무·홍보·국정기획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고 창조경제 개념을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하고 구체적 실행 수단을 발표키로 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개념이 아카데믹(학술적)하면 받아들여지기 힘드니까 실천 가능한 내용 위주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며 “원래부터 설명하려 했는데 요즘 (창조경제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와 좀 더 빨리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인사 실패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하락한 데다 창조경제마저 여론의 도마에 오르게 되자 청와대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청와대가 지난 1일 부동산 대책 발표에 앞서 여야 의원들에게 관련 내용을 사전 설명하는 등 정치권과의 불통 해소에 나선 만큼 창조경제와 관련해서도 발빠른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란 판단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현재 미래전략 수석실을 중심으로 국정기획·경제·고용노동 등 관련 수석실과 함께 창조경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정기적으로 모여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대선 기간 내내 강조해왔던 사안이고, 새 정부의 최우선 국정목표임에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조경제가 새로운 개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기본적인 개념은 대부분 알고 있다”면서도 “이것을 어떤 식으로 구현하고 활성화시킬 건지는 현재 토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아직 구체적인 정책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며 “관련 부처와 함께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을 포함해 곳곳에서 “창조경제의 개념이 명확하지 않다”는 쓴소리가 나오는데도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기에 혼선이 정리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해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기인데도 핵심 국정목표인 창조경제와 관련해 개념의 모호성은 물론 어떻게 정책으로 구현될 지를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청와대에서는 진전된 답변없이 여전히 ‘준비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3일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자리에서 창조경제 논란과 관련, “새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원론적인 말만 거듭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경쟁력이 되는 시대”라면서 “창의성을 우리 경제 핵심가치로 두고 과학기술과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해 산업과 산업이 융합하고 산업과 문화가 융합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래서 새로운 일자리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