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임시정부 수립일에 생각해 보는 ‘독립운동의 완성’

경기동부보훈지청 복지과장 서정옥

2021-04-10     김길수 기자
경기동부보훈지청
[매일일보]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요즘, 감동적인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에 사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을 돕겠다면서 성금을 모아 우리 정부에 보내왔다는 소식인데, 그 주인공들은 바로 임시정부 내무위원을 지낸 김복형 지사 후손 김광릉 씨를 비롯한 독립유공자 후손 55명이다. 이들은 독립유공자가 중국에서 사망한 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아직까지 중국에서 살고 있는데 선조들이 피와 목숨을 바쳐 지켜온 대한민국을 가만히 앉아 지켜만 볼 수 없어 성금을 모았다고 했다. 1919년 4월 11일은 임시의정원이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발표하고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정해 임시정부를 수립한 날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중국 상해에 수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주공화제 정부로, 민족의 역량을 한데 모아 외교활동, 의열투쟁, 광복군 창설 등 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하였다. 올해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1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역사적 의의를 기리고 독립운동사를 통해 민족공동체 의식을 확립하여 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 만든 국가기념일이다. 기념일이 처음 제정된 1989년부터 2018년까지는 4월 13일이었으나 국호와 임시헌장을 제정하고 내각을 구성한 4월 11일을 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학계 의견에 따라 변경하게 되었다. 이렇듯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기념일은 커다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고,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중국 충칭에 있는 ‘한국광복군 총사령관’ 건물을 복원하고, 러시아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관’을 개관하는 등 다양한 독립운동 기념사업을 펼쳤다. 그런데 그러한 사업들 못지않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국외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유해를 국내로 다시 봉환하는 것이다. 최근에 이루어진 유해 봉환 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카자흐스탄에 잠들어 계신 독립유공자 계봉우 지사 부부와 황운정 지사 부부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안장한 일이다. 계봉우 지사는 임시정부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던 분으로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독립신문에 게재했던 분이고, 황운정 지사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장부대 일원으로 활동했던 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4월 21일,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국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유해봉환 행사를 주관하였고, 두 지사와 배우자의 유해는 엄숙한 봉환식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과 국립서울현충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올해는 청산리-봉오동전투 100주년을 맞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할 예정이다. 당초에는 3월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에 맞추어 국내로 봉환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미루어지고 있다. 잘 알고 있듯이 홍범도 장군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1920년 6월 봉오동전투를 승리로 이끌었고 청산리전투에도 참가하여 혁혁한 공을 세운 분이다. 그러나 1937년 소련의 고려인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하셨고 이후 힘들게 말년을 보내다가 1943년 75세로 숨을 거두셨다. 아직까지 국내로 봉환되지 못한 독립유공자의 유해가 152위에 이른다고 한다. 독립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에서, 그분들이 편히 잠드실 수 있도록 하루빨리 모셔 와야 할 것이다. 중국에 살고 있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성금을 보내준 일과 국외 안장 독립유공자의 유해를 국내로 모셔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국외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신 분들의 애국정신을 계승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분들의 숭고한 의지를 되새기며, 나라를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기르는 것이야말로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