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윤세명 중기부 기술개발과장 “R&D 모멘텀 가속화, 중기부가 주도”
중기부 R&D 예산 1.5兆… 유망 기술분야에 80% 집중 지원
코로나19로 더욱 부각된 비대면 산업, 미래방향 설계가 핵심
2021-04-12 나기호 기자
[매일일보 나기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소벤처기업의 연구개발(R&D) 모멘텀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도 R&D지원 정립과 선제적 대응에 나서면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도하는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 강소기업 육성과 4차 산업혁명 유망 기술분야 지원, 그리고 올해 처음 반영된 미세먼지 저감 실용화 등의 각종 R&D사업이 주요 육성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 7일 <매일일보>는 중소벤처기업들이 당면한 R&D의 현황과 문제점들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있는 윤세명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 기술개발과장을 만나, 예비창업기업들의 R&D사업 설계·과정부터 중기부 R&D 운영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 과장은 “현재 코로나19로 창업기업들이 중기부의 ‘창업성장기술개발’ 사업에 관심이 많다. 특히 디딤돌창업과제 사업에 8대1의 경쟁률을 보일 만큼 많은 기업이 몰렸다”며 “전략형 창업과제의 경우 기획도 복잡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떨어지고, 팁스(TIPS) 과제는 벤처캐피탈(VC)을 비롯한 다양한 운용사가 투자를 1억원 이상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과정에서 이미 걸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기업들도 유망해야 하지만, 운용사가 인큐베이팅과 멘토링 하는 등의 종합적인 전략이 있는지 가치를 보고 평가하는 것”이라며 “중기부 역시 민간에서 투자하는 방식으로 걸러지기 때문에 원활한 매칭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비중이 4.55%로 OECD 국가 중 세계 1위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총 R&D 비용은 85조7287억원으로 세계 5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의 올해 R&D 예산은 24조2200억원 규모다.
글로벌 이슈를 포함해 R&D 투자에 대한 긍정적인 요인들이 모아지면서 중기부는 전년보다 38.5%나 증가한 1조4885억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여기서 창업벤처혁신실 기술개발과는 중기부 R&D 예산 중 1조2000억원 규모 약 80%를 주도한다.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 한 ‘비바리퍼블리카, 옐로모바일, 에이프로젠’도 중기부 R&D 지원사업의 수혜를 입은 기업이다.
올해 중기부는 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강소기업 육성을 전략품목 중심으로 개편했다. 이를 위해 시급한 요소기술 개발에 1056억원의 별도 R&D 예산을 편성했다. 4차 산업혁명 유망 기술분야인 빅3(반도체·미래차·바이오) 산업도 879억원을 증액했다.
윤 과장은 “소부장 처럼 이슈가 큰 부분들은 강소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이 꾸준히 이뤄져 기술자립을 위한 R&D를 해보자는 게 핵심”이라며 “다만, 코로나19라는 새로운 글로벌 이슈가 발생한 만큼 ‘언택트(비대면)’ 구조로 변화돼 소부장, 빅3 산업, 스마트 R&D 지원 시스템 분야에 대한 뒷받침을 위해 미래방향 중심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기부는 이미 작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실용화를 위해 R&D지원사업을 마련했다. 이 사업은 지난 2월 공고를 통해 3월 모집이 마감됐다. 5.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치열한 경쟁과 성과가 예고된다. 여기에는 신규 106억원이 투입된다. 특성에 따라 ‘중소사업장’ 및 ‘생활밀착공간’ 분야로 분리·운영된다. 이 중 학교,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인 생활밀착공간 과제는 국민관심도를 고려해 국민평가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과제당 1년간 최대 2억5000만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윤 과장은 “우리나라 마스크는 황사·미세먼지 등의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 사업은 중소사업장에 고정오염원 1차 배출저감, 2차 생성저감으로 이어지고, 생활형밀착공간에는 실내미세먼지 탐지, 정화, 관리, 개인착용형 기구(마스크 등) 등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코로나19에도 도움 되는 R&D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영선 장관은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스마트 대한민국 구축’을 제시하며, 올해부터 창업 촉진, 벤처기업 육성, 스마트 공장, 중소기업 R&D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윤 과장은 “박 장관은 '스마트 대한민국' 구축이라는 비전과 전략을 설계하기 위해 현장에 컨펌도 많이 하고, 각 실무자에게 장기적 안목으로 더욱더 세밀한 보강을 당부한다”면서 “실무자들 역시 코로나19 상황이 이를(스마트 대한민국) 더욱 가속화하고 있어, 현재는 국민적 기대와 중기부 정책 실현을 위해 행정적으로 열심히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기업들이 정부 지원사업에 느끼고 있는 부분 중 미흡한 점도 분명 있다”며 “갈수록 복잡하고 고도화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중기부는 현장 소통을 강화해 간격을 줄이고, 하나라도 좀 더 나은 내일이 나아지도록 벽돌을 쌓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세명 기술개발과장은 카이스트 대학원에서 기계학 석사 학위을 받은 뒤 대기업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49회 행정고시를 치르고 2006년 옛 중소기업청 시절부터 소상공인, 창업, 벤처투자, 기술협력과 등 모든 행정업무를 담당했다. 올 초 기술개발과장으로 발령돼, R&D 사업을 통합적으로 연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