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여당도 ‘종부세 완화’ 카드

더불어민주당 후보 10인 종부세 감면 공약 제시 정의당 “선거 승리 급급해 정책기조 뒤집는 것”

2021-04-12     전기룡 기자
이낙연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과 총선 후보자들이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를 위한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공약을 밝혔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일변도를 감안한다면 ‘표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과 용산, 경기도 성남 등에서 출마하는 민주당 후보자 10인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국회 종료 전까지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감면을 골자로 한 종부세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에 참여한 후보는 김성곤(서울 강남갑)·김한규(서울 강남병)·이정근(서울 서초갑)·박경미(서울 서초을)·조재희(서울 송파갑)·최재성(서울 송파을)·황희(서울 양천갑)·강태웅(서울 용산)·김병관(경기 성남시분당구갑)·김병욱(경기 성남시분당구을) 등이다. 이들이 종부세 감면을 공약한 이유는 종부세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 출마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장기 실거주자 종부세 완전 면제, 주택연금 가입 기준 9억원 상한 폐지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낙연 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가세하며 여당의 종부세 카드를 공론화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 유세 현장에서 “종부세 완화를 당 지도부와 협의했다”고 전했다. 여당의 종부세 정책 변화가 시사된 시점이다. 여기에 지난 11일 강남·서초 유세 현장에서는 종부세를 감면하겠다는 의지를 보다 드러냈다. 당시 이 위원장은 “1가구 1주택 장기거주자나 뾰족한 소득이 없는 분들에 대해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의 공약에도 불구하고 종부세 감면이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12·16 부동산 대책은 대출규제 및 종부세 강화를 골자로 한다.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른 종부세 강화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1주택자는 최고 3.0%, 다주택자는 최고 4.0%까지 종부세율이 올라간다. 특히 민주당 의원 129명은 지난 2018년 종부세법 강화를 위한 개정안 발의에 전원 서명한 이력도 있다. 따라서 여당의 이번 종부세 감면 공약에 대해 대외적인 비판이 나오는 실정이다. 정의당은 “현재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9억원인데, 실거래가로 따지면 12억~13억원 정도”라면서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만 종부세 과세 대상이므로 그 액수는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 수준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지금까지 약속이었다는 점을 잊었느냐”면서 “선거 승리에 급급해 이미 자신들이 정책기조로 세운 바 있는 ‘보유세 강화’의 기조를 뒤엎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