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민주당 압승, 과반 의석 확보
2021-04-15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21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 압승을 거뒀다. 사상 초유의 코로나 국난 와중에 치러진 총선에서 '국난 극복을 위해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달라'는 민주당의 호소에 민심이 호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달리 말하면 미래통합당의 '정권심판론' 또는 '정권견제론'이 코로나 사태에 묻혔다는 평가다.
조국 사태에서 재차 확인된 한국 정치의 양극화, 극단적인 진영 대결로 인해 총선이 가진 중간평가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노무현 정부에서 치러진 17대 총선, 이명박 정부 시절 18대와 19대 총선에서도 집권여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다만 20대 총선에서는 이번 총선처럼 집권여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야당이 승리하는 대반전이 있었다. 당시 보수 내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폭발하며 보수결집 효과가 약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15일 오후 11시까지 개표 상황을 종합한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50석 이상 확보가 예상된다. 시민당 비례 의석을 포함하면 의석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100석 미만이 예상된다. 미래한국당 비례 의석을 포함해도 민주당에 크게 밀린다. 비례 의석은 투표용지가 길어 개표가 수작업으로 진행 중인 탓에 16일 오후가 되어서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민주당 등의 의석 전망은 이날 오후 6시10분께 투표 마감 직후 공개된 KBS·MBC·SBS 등 방송 3사 출구조사까지 참고한 추정치다.
이번 총선의 지역구 선거 결과는 호남 지역 선거를 제외하면 지난 20대 총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참패, 1석 차이로 민주당에 원내 제1당 자리를 넘겼다. 당시 새누리당이 확보한 122석 중 수도권 의석은 35석에 불과했다.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영남에서 대승을 거두고도 또 다시 수도권에서 참패, 민주당에 압도당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에 밀려 호남에서 3석을 건지는데 그쳤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28석 중 27석을 싹쓸이, 과반 의석 확보에 성공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압승은 사실 예견된 결과였다. 87년 민주화 이후, 특히 포스트 3김 시대에서 실시된 역대 총선에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대신 진영 간 표대결 결과가 승부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막말 논란 등 선거전 도중 발생한 각종 악재도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승부 자체를 뒤집지는 못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에 정권 지지층이 결집,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민주화 이후 최초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비하 발언이 없었다면 개헌선 확보도 불가능하지 않던 분위기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 18대 총선에서는 현 정권에 대한 지지가 높아 역시 여당이 과반을 확보했고, 이명박 정부 말기 19대 총선에서는 차기 박근혜 정권에 대한 선제적 지지표가 결집하며 역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을 확보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갈수록 높아지던 상황이라 정권 지지층의 결집이 예상됐다. 이번 총선을 이틀 앞두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YTN의뢰로 지난 6~10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4만7736명 대상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보다 0.7%포인트 오른 54.4%를 기록했다. 이는 리얼미터 조사 기준 2018년 11월 1주(55.4%) 이후 최고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