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의원, 진주의료원 사태 ‘무기한’ 단식

“휴업조치, 우리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선전포고”

2013-04-04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정부·여당까지 나서 말리고 있는 ‘폐업’을 밀어붙이면서 진주의료원 사태가 극한에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 김용익 의원이 4일 국회에서 폐업 철회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용익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주의료원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다”며 “홍준표 지사는 진주의료원 휴업조치 및 폐업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김 의원은 “이번 폐쇄 결정은 인간성에 대한 무시이고 공공성에 대한 경멸”이라며 “홍 지사가 오늘 아침 어느 방송에 나와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 도정을 책임지는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무도할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홍준표 지사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나가라면 나가고 옮기라면 쉽게 옮길 수 있는 짐짝처럼 취급하고 있다”며 “일국의 집권당 대표까지 지낸 정치인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고작 이정도 수준인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고작 이정도인가”라고 성토했다.이어 “현재 진주의료원에는 40여명의 환자들이 남아있다”며, “하지만 홍준표 도지사는 의료진을 쫒아내고 의약품 공급을 끊어버리는 등 사람으로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했다.김 의원은 “홍준표 지사의 휴업조치는 결코 진주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규정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보건복지부도 사태 해결과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진주의료원 소속 강종순 간호사는 “9일째 단식하고 있다”며, “병원을 사랑했고 환자를 사랑한 그 마음만 가지고 지금 생활하고 있다. 우리 환자들은 제가 병원을 떠나올 때 제 손을 잡으면서 살려달라고, 같이 있자고, 나는 여기서 죽겠다고 애원을 했다”고 말했다.

강종순 간호사는 “그 환자분들은 ‘다른 병원에 가면 환자로 받아주지도 않는데, 하물며 사람으로 받아주지도 않는다’면서 제 손을 잡아주었고, 저는 울면서 바닥에 주저앉는 환자분의 모습을 보며 병원을 나섰다”며, “진주의료원 공공병원으로서 꼭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보건의료노조 박노봉 사무처장은 “103년 된 지방의 한 의료원을 도지사 한분이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69일 만에 폐쇄하겠다고 한다”며, “공공기관을 수익성을 잣대로 폐쇄한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공공기관 모두를 폐쇄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박노봉 처장은 이어 “홍준표 지사님은 지금이라도 이성을 찾고, 공공의료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주기 바란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방의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고 지원하겠다’고 공약하신 내용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진주의료원 간호사 2명과 민주통합당 의원 6명(김용익, 남윤인순, 김성주, 박홍근, 진선미, 홍종학),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이 참여했다.김 의원의 단식농성은 국회 본청 2층 현관계단에서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