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대참패·리더십 공백에도 통합당 또 집안싸움

김종인 비대위 체제 출범에 공개반발 분출 홍준표, 김태호, 권성동 등 탈당파 갈등도

2020-04-19     조현경 기자
미래통합당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4·15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뒤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당내에서 공개적인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또 선거 패배 이후 통합당 내에서는 선거 패배 원인과 향후 진로를 두고 내부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어 보수 재건의 길은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 '김종인 비대위'에 친박 김태흠 공개반발 현재 통합당 내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출범이 유력한 상황이다. 황 전 대표는 물러났고,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번 총선에서 낙선, 곧 국회를 떠나야한다. 또 오세훈, 나경원, 김병준 등 당내 지도급 인사들도 낙선한데다 홍준표, 김태호 등은 살아돌아왔지만 아직 무소속 상태다. 김종인 비대위 외에 달리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장제원 의원처럼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당내에서 나온다. 그는  "김 전 위원장에게 당 혁신의 전권을 위임하는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데 사실상 합의가 이루어진 마당에 뭘 꾸물거리는 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며 "김종인 비대위호가 정책과 당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실제 심 대표 권한대행은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있다. 친박이자 총선에서 승리해 3선에 오른 김태흠 의원은 19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심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심 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 전 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다"며 "총선 결과에 책임이 있고 총선에 실패한 심 대행이 당의 중요한 미래가 걸린 사안을 당내 논의 없이 결정하고 외부인사에게 당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 대해 벗어나고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툭하면 외부인에게 당의 운명을 맡기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당의 미래를 외부인에게 맡기는 것은 계파갈등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지양해야 한다"며 "또 외부인의 손에 맡겨서 성공한 전례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든 비대위 체제로 가든 당의 미래는 당내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홍준표, 김태호 등 탈당후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중진들 복당에 대해서도 "복당을 허용하는 문제도 제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지도부 구성 이후에 논의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김종인, 홍준표, 김태호 등을 배제하고 당내 논의를 통해 지도부 구성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통합당은 심 권한대행을 대신할 원내사령탑 선출 문제도 시급한 현안이다.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하며 복당 신청한 권성동 의원은 현재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날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김 의원도 당선 직후 원내대표 도전을 선언한 바 있다.  ▮홍준표 대권 행보 두고도 당내 설전 공천 탈락에 반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승리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대표의 대권 행보를 두고도 당내에서 다툼이 일고 있다. 전날 김용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홍 전 대표를 향해 "선거 다음날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노래방 기계도 가져와 춤도 추려고 했다고요. 그리고 바로 대선 얘기까지 하셨더군요"라며 "부디 기뻐하는 것은 대구 지역구 안에서 그쳐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때 우리 당의 대표였던 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지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홍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는 강효상 의원이 거친 말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가 손바닥 뒤집듯 구로에 낙하산 공천받아 갈등을 야기했던 자가 막장공천의 최대 피해자인 홍 전 대표에게 무슨 자격으로 도리 운운하느냐"며 "그동안은 참고 또 참아 왔으나 당이 궤멸 위기에 처한 지금 무슨 낯짝으로 도대체 누구를 욕보이려 하는지 엄히 판단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홍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대구에서 정치버스킹이란 새로운 선거유세를 성공시킨 홍 전 대표가 선거 전 약속에 따라 마련한 행사에서 축하하러 모인 지지자들에게 '노래도 하고 춤도 추려다 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악의적으로 왜곡해 꼬투리를 잡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