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보다 비싼 중고차?

중고차 할부금리 신차보다 최대 27.5%포인트 높아

2013-04-07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사들이 신차 구입고객에 비해 중고차 구입고객에게 과도하게 높은 금리를 물리고 있다.

7일 매일일보가 현대, 아주, 우리파이넨셜, 르노 등 대표적인 자동차 할부금융 캐피탈 사들을 조사한 결과 중고차 할부이율이 신차 할부이율 보다 최대 27.5%(신차 최저 0.0%, 중고차 최대 27.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우리파이넨셜 캐피탈은 신차 할부이율이 연 3.9~9.9%로 낮은데 비해 중고차 할부이율은 연15.5%~27.5%로 4개 캐피탈사 중 가장 높았다. 또 캐피탈사 가운데 신차와 중고차 할부 금리 차이도 가장 컸다.아주캐피탈은 신차의 경우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중고차 할부는 최대 23.9%의 고금리였다. 르노캐피탈 역시 신차 할부금리는 최저 5.5%이지만 중고차의 경우 최대 금리가 21.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현대캐피탈은 중고차 구입자금을 할부로 갚게 하면서 최대 28.4%의 금리를 받고 있었다.현대캐피탈 텔러에 따르면 자동차 할부이율 결정은 크게 차종과 차량연식 그리고 신용도로 결정된다. 이에 따라 신차보다 중고차의 담보력이 낮고 중고차 구매자의 신용등급에 따라 신차보다 중고차의 할부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그러나 한 캐피탈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금리가 높은 것은 중고차 매매의 유통구조 때문에 중개수수료가 많아서”라고 설명했다.신차는 자동차 브랜드마다 제휴된 캐피탈사들이 정해져 있고, 할부이율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된다.이와 달리 중고차는 개개인의 중고차 매매상들을 통해 거래되고 이들은 많은 캐피탈 사들과 동시 거래를 하면서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캐피탈 사들은 경쟁적으로 중고차 거래인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고 있다. 캐피탈 사들은 수수료 손실분만큼 중고차 할부금리를 높여 소비자들에 전가하는 셈이다.또 중고차 매매상들이 자신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주는 캐피탈 사들과 거래하거나, 차값 할인 등의 방법으로 고객을 끌어들여 수수료를 많이 주는 할부금융사와 거래하도록 유도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낮은 금리의 캐피탈사를 선택할 기회마저 잃고 있다.한편 한 중고차 매매 관계자는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팔기 위해 신차 할부 금리를 일부 부담해 주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차 할부금리는 낮추고 중고차 할부금리를 높여 중고차보다 신차 구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 H사의 2013년 신차는 1785만원으로 H사와 제휴된 캐피탈 사에서 신차 할부금리( 6.9%)를 이용 시 원리금이 1981만2255원이었다. 같은 차종의 2013년 식 중고차의 경우 가격 자체는 1660만원으로 신차보다 낮았다. 그러나 신차 구매 시 이용했던 같은 캐피탈 사의 중고차 할부(15%)를 이용하면 원리금이 2071만6000원으로 오히려 신차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