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 돌파구 열었다”
KAFACI, 통일벼 활용 벼 개발 사업 속도… 세네갈 신품종 큰 인기
2021-04-21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한국의 통일벼 계통을 활용해 수량성 높은 벼 품종 개발을 지원하는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이 성과를 보이며 속도를 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업은 농촌진흥청 KAFACI와 3개 국제기구가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10년간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19개 참여국에 나라별로 2품종 이상, 모두 55품종 이상의 밥맛 좋고 수량성 높은 벼 품종 개발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 벼 생산성을 25%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까지 이 사업으로 개발‧등록된 벼 품종은 세네갈 2품종, 말라위 2품종, 말리 1품종 등 모두 5품종이다. 현재까지 우간다, 케냐, 가나에서 모두 8품종을 품종등록 중에 있으며, 9개 나라에서 37품종의 품종등록을 위한 지역적응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 세네갈에서 등록된 ‘이스리-6’과 ‘이스리-7’ 품종은 수량성이 우수하고 밥맛이 좋아, 현재 빠른 속도로 농업인들에게 보급되고 있다.
이 두 품종은 우리나라 통일벼 계통인 ‘밀양23호’와 ‘태백’을 세네갈로 가져가 현지 적응시험을 거쳐 등록된 것이다. 수량성이 ha당 7.2톤∼7.5톤으로, 세네갈 대표 품종인 ‘사헬’보다 2배 정도 많다.
세네갈의 음부벤 마을 농업인 ‘무하마드 라미느 바아바’씨는 “예전에는 사헬을 심었는데 사헬보다 이스리가 수익성이 거의 3배가량 높아, 지금은 이스리만 심는다”고 말했다.
또한 세네갈에서 이스리 쌀을 판매하고 있는 지역개발 여성단체의 ‘은다에 씬 뚜레’씨는 “이스리 쌀은 사헬 쌀보다 요리할 때 물과 기름이 적게 들어 편리하고, 밥맛이 좋고 소화도 잘 돼 사헬 쌀보다 비싸게 팔린다”고 설명했다.
세네갈 농업연구청은 지난 2018년부터 이스리 품종을 보급해 재배면적이 2018년 500ha, 2019년 2000ha, 2020년 6000ha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20,000ha까지 재배면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앞으로 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한국 통일벼를 활용한 새로운 품종 4개를 추가로 개발‧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KAFACI는 지난해까지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해 벼 품종 개발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 연구시설 설치, 육종인력 양성 등 기초‧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른 올해부터는 다수성 벼 품종 개발과 등록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각 나라에 등록될 벼 품종들이 농가에 잘 보급될 수 있도록 종자보급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도 본격 착수한다.
또한 밥맛 좋고 수량성 높은 품종뿐만 아니라 가뭄, 염분, 병해충 등에 강한 품종이나 빨리 심어 빨리 수확할 수 있는 조생종 품종 등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아프리카는 농촌 지역의 도시화와 급속한 인구 증가로 쌀 소비량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생산량이 부족해, 쌀 생산 39개국 가운데 21개국이 쌀 소비량의 5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아프리카 쌀 수입량은 2010년 906만 톤에서 2019년 1700만 톤까지 증가했으며, 2028년에는 29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권택윤 과장은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을 통해 앞으로 속속 신품종이 개발‧등록되면 아프리카의 쌀자급 달성, 농가소득 증대, 빈곤 해결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