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중단 위기
씨티은행 98%, SC은행 87% 판매 한도 소진...
2014-04-08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적격대출이 이달 중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금융당국이 지난해 적격대출 과열을 우려해 은행별 판매한도를 정해 놓았는데 한도를 거의 소진한 은행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은행권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적격대출을 13조원 이내로 관리하고 있으며 은행별로 주택담보대출 잔액과 지난해 적격대출 취급액을 기준으로 올해 취급한도를 정해 운용하고 있다.은행별로 한도를 정해 놓으면서 적격대출 판매에 적극적인 외국계은행과 일부 지방은행은 적격대출 판매 한도를 1분기 만에 모두 소진했거나 거의 차 판매를 중지했거나 이번 주부터는 신규 상담 판매가 중지될 예정이다.지난해 은행 중에서 적격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했던 SC은행은 올해 한도 1조4000여억원 중 87%인 1조2000억원 가량을 소진해 현재 남아 있는 한도는 2000억원에 불과했다.다른 외국계은행인 씨티은행의 남은 한도가 더욱 심각하다. 씨티은행은 적격대출 판매 한도의 98%를 소진해 이제 1000억원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지방은행 중 경남은행은 판매 한도를 모두 소진했다.씨티은행 관계자는 "적격대출 판매 한도가 1000억원도 남지 않았다"며 "기존 상담 고객에 대한 대출은 가능하지만 이번 주 신규로 상담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KB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의 한도 소진율은 약 37%로 여유가 있으나 외국계 은행의 판매 중단으로 수요가 몰릴 경우 이른 시기에 한도에 도달할 위험성이 있다.은행들은 판매 중단 사태를 막고자 금융당국과 주택금융공사 등에 적격대출 한도 증액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적격대출 한도를 정해놓다 보니 고객이 원해도 더 팔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이달 중순께 외국계은행은 적격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주택금융공사는 "일부은행의 적격대출 한도 소진과 관련해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지급보증 여력을 확충하는 방안과 아울러, 현재 한도 여유가 있는 일부은행의 한도를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고객들의 적격대출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