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저리·고정 주택담보대출 중단 위기

2014-04-08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강미애 기자] 최근 장기간 낮은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끈 ‘적격대출’이 중단될 위기다. 은행별로 판매한도가 거의 찼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 등은 적격대출 판매 한도가 거의 차 이달 중순께 판매를 중지할 예정이다.은행 중 적격대출을 가장 먼저 출시했던 SC은행은 한도가 2조9000여억원인데 이미 2조8000여억원을 소진했다. 씨티은행도 적격대출의 남은 한도가 2000여억원에 불과한 상태다.신한, KB 등 몇몇 은행은 아직 다소 여유가 있으나 적격대출 수요가 몰리면 조만간 한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적격대출 한도를 정해놓다 보니 고객이 원해도 더 팔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한도를 늘려주지 않으면 이달 중순께 외국계은행은 적격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적격대출 과열을 우려해 은행별로 판매한도를 지정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시중 은행의 적격대출 판매는 2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6조5000억원 대비 4조원이나 감소해 적격대출의 과열 우려는 해소된 상태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적격대출 금리 경쟁을 하면 더 낮은 금리를 금융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은행별로 적격대출 한도를 굳이 제한할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들은 판매 중단 사태를 막고자 금융 당국과 주택금융공사 등에 적격대출 한도 증액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적격대출은 9억원 이하의 주택을 담보로 최저 10년에서 최장 35년까지 원금을 매달 조금씩 갚아나가는 방식이어 원금상환 압박이 없다.또 은행은 고객에게 빌려준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바로 넘기면 돼 장기대출로 인한 손실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장기 대출임에도 낮은 금리를 제공해왔다.이 때문에 지난해 적격대출은  20조원 넘게 팔리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그러나 곧 적격대출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