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자·수수료 인하, 눈가리고 아웅"

금소원 "인하폭 총수익의 0.2%에 불과해 시늉만 냈을 뿐"

2014-04-0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금융권이 수 차례에 걸쳐 대출이자 및 수수료를 인하 방침을 밝혔지만 실제 감소폭이 미미해 소비자가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금융소비자원은 국내 11개 은행의 지난해 이자 및 수수료 수익은 58조6천억원으로 전년대비 1천억원 줄어들어 감소폭이 0.2%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이자수익은 2011년 53조5160억원에서 지난해 53조4980억원으로 전년대비 180억원 줄어들어 감소율은 0.03%로 나왔다. 수수료수익은 같은 기간 5조 2190억원에서 5조1150억원으로 1.99%(1040억원) 떨어졌다.수수료 인하의 경우 4대 금융지주 은행 가운데 인하 폭이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으로, 전년대비 6.61%(1040억원) 감소했다. 그 뒤를 하나은행 2.22%(110억원), 신한은행 1.18%(120억원) 순으로 수익이 줄어들었다.반면 우리금융지주 소속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480억원 증가해 5% 가량 늘어났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역시 각각 60억원(7.4%), 40억원(7.4%) 증가했다.외환은행도 2% 가량(90억원) 늘어났다.4대 금융지주 은행(5개)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 중에서는 SC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SC은행의 수수료 수익은 전년대비 11.8%(360억원) 감소했다.이자수익 분야에서는 우리은행이 전년대비 2600억원 줄어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그 뒤를 SC은행(1370억원), 하나은행(40억원), 외환은행(40억원) 순으로 이자수익이 감소했다.반면 부산은행은 이자수익이 1450억원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이에 대해 금소원 측은 “이자수익이 감소한 원인에는 대출 상각과도 관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감소였는지는 의문”이라며 “은행들이 대출이율을 실질적으로는 인하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금소원 조남희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은행들의 비정상적인 이자‧수수료 수익에 대한 감독당국 지적에 은행들이 이자 및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했지만 실제 인하 폭은 총 수익의 0.2%에 지나지 않다”며 “이는 이자‧수수료 인하 시늉만 낸 것으로 국민과 금융소비자를 농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