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기부 쇄도...재난지원금 기부제 파란불

코로나 재난서 긴급 지원 위해 전 국민 지급 불가피 목소리 일단 기부제로 보완...독일식 소득파악 시스템 갖춰야 지적

2020-04-26     조민교 기자
23일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경기도가 코로나 19로 침체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기부하겠다는 시민이 늘면서 정부의 '자발적 기부' 구상이 탄력을 받고 있다. 경기도는 '재난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전 도민에게 10만원을 지급하면서 자발적 기부를 받고 있다. 정부가 지급하기로 한 긴급재난지원금 역시 자발적 기부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기부 시작 2주째인 지난 23일 기준 총 2351건(2억3400만 원)의 기부가 접수됐다. 경기도는 고소득자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이 같은 착한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경기도 재난소득뿐 아니라 각 시군 재난기본소득도 기부하는 도민들이 있다"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소비와 더 힘든 이웃을 돕는 기부 모두 코로나 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동행"이라고 했다. 경기도는 기부금이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복지 사각지대 위기 가정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과정에서 긴급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을 공약으로 제시했으나 정부와 통합당에서 재원마련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자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자발적 기부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주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22일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민주당의 '전 국민 지급 안'은 본격 실현궤도 위에 오르게 됐다. 경기도의 기부증가 현상을 두고 이 같은 민주당의 수정안이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재난지원금 문제에 대해서는 '재난 상황에 맞는 긴급 지원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전 국민 지급은 긴급 지원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에 대한 업무 경험이 풍부한 한 중견 관료는 "전 국민 선지급후 기부 방식은 잘 운용하면 좋은 점도 많다고 본다"며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는 타당한 면이 있지만 소득 파악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은 우리의 경우 선별 지원으로는 긴급의 의미를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유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일처럼 국민 소득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세금 걷는 것은 잘하지만 상대적으로 전 국민의 소득을 파악하는 수단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