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다시 열린 첫 주말… 코로나19 확산 방지하려 ‘조심조심’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후 첫 일요일인 26일 서울 내 대형 교회·사찰·성당은 시민의 발길이 이어져 붐볐다.
종교시설들은 신도 간 거리 확보를 위해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에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1부 예배는 오전 7시 시작됐다. 교회 앞에서 신도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입구에서 ‘성도등록증’을 보인 후 입장했다. 이날 예배는 2시간 간격으로 총 7부까지 진행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대성전은 1만2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나 이날은 간격 확보를 위해 교구별로 미리 참석을 신청한 1200명만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종로구 조계사에도 이른 아침부터 신도들이 모였다. 조계사 측은 대웅전에 들어서는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받고 손 소독제를 뿌려줬다.
석가탄신일을 나흘 앞둔 주말이지만 예년과 달리 법회가 시작한 10시에도 신도 간 거리를 둬서인지 대웅전은 한산했다.
중구 명동성당도 두 달여 만에 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재개했다. 명동성당은 대성당 옆 문화관에 마련된 만남의 방에서 미사 참석자의 체온을 재고 이름과 세례명, 연락처, 소속 본당을 확인한 후 비표를 나눠줬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날 열리는 미사마다 참례 인원을 250명 안팎으로 제한했다. 참석자들도 긴 의자에 띄엄띄엄 붙여놓은 번호표에 맞춰 착석했다.
한편,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을 4주간 어기고 예배를 강행해 당국과 마찰을 빚어온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도 일요일 예배가 진행됐다. 이 교회 담임 전광훈(64) 목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가 지난 20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날 사랑제일교회 안에서는 신도 100여명이 간격을 두고 앉았다. 교회에 들어오지 못한 신도들은 바깥 골목에 의자를 놓고 화면으로 송출되는 설교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