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시가총액 비중 절반 웃돌아

금융위기 이후 특정 기업 편중화 두드러져

2014-04-0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주식시장에서 5대 그룹 계열사의 시가총액 비중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총위 상위 5개 기업집단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63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이 1161조7000억원임을 감안할 때 전체 시장의 54.8%가 이들 기업집단 상장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룹별로는 삼성그룹이 335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28.9%를 차지했다. 그 뒤를 현대차그룹 11.7%(135조6000억), LG그룹 6.3%, SK그룹 5.8%, 롯데그룹 2.2% 순으로 나타났다.개별 회사 중에는 삼성전자가 224조9000억원의 시가총액으로 21.1%에 달했다.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만 살펴보더라도 이들 기업집단으로의 편중화가 두드러졌다. 20개 종목 중 6개 회사를 제외하면 전부 이들 5개 그룹의 계열사로 나타났다.특정 집단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편중화가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나서 부터다.지난 2007년 유가증권시장에서 5대 그룹 시가총액 비중은 36.9%에서 2008년 39.9%, 2009년 46.0%로 매년 높아졌다. 2011년 51.7%로 처음 50%를 넘긴 뒤 지난해 연말에는 55.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특히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단 두 집단의 계열사만으로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겼다.지난 1990년대에는 10% 미만을 기록했지만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급증해 2000년 24.0%에서 지난 3월말에는 40.5%로 불과 10년 사이 2배 가량 신장됐다.두 그룹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배경에는 수출 중심의 한국경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6.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 반해 내수는 1970년 이후 최저 수준인 80.2%를 기록했기 때문이다.다만 박근혜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4.1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치고 있어 내수주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는 시점이다. 여기에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한 것 역시 내수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동양증권 김지현 연구원은 “최근 정부의 추경 편성 및 금리인하 등을 통한 내수 부양이 기대되기 때문에 내수 소비관련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