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홈코노미] 원격의료 성황인데 한국은 안 된다
세계 원격의료 시장 305억달러 규모… 연평균 14.7% 성장 전망
전화처방 등 한시적 허용했지만 진통… 기술 기업 해외로
2020-04-28 김정우 기자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비대면 방책인 원격의료가 조명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도의 벽에 막혀 관련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28일 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22일 ‘中‧日 원격의료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중국과 일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원격진료를 활용해 의료진 감염방지와 진료 효율화에 효과를 본 반면,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데 있어 중국과 일본에서는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알리페이, 바이두 등 11개 업체가 참여해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중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원수가 10배 증가해 총 11억100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알리바바헬스는 유럽·미국 등 중국 외 지역 확진자 급증에 따라 해외 거주 중국인 대상으로 무료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본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한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크루즈 승객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 지원센터’ 앱을 통해 원격진료를 실시했다. 의료진 상담, 필요 약물 요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본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의사와의 원격 상담 창구를 설치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 2014년,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특히 중국은 정부에서 원격의료를 권장하는 추세로 현재 진료 상담 중 10%가 원격상담이며 2025년에는 의료상담 4건 중 1건이 원격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은 1997년 특정 질환과 지역을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원격의료 대상 제한을 없했고 2018년 원격진료가 건강보험에 포함돼 본격적인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이 밖에 캐나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모든 병원에 원격진료를 도입하고 있으며 베트남 약국 체인 파머시티는 앱을 통해 병원과 약국 위치 표시, 처방전 약국 전송, 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한국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원칙적으로 규제 대상이다. 허용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10년째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관련 전화상담·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으나 대한의사협회는 거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불확실성 속에 기업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에스넷시스템은 인공지능(AI) 의료 기업 아이도트와 중국 원격의료 사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을 체결했으며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한편,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305억달러로 추산됐다. 이 중 중국은 39억달러, 일본은 2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14.7%(2015~2021년)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