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백석, 교단 분쟁 관련 징계 인사들 모두 사면 복권
장종현 총회장 “징계는 해결책 아냐, 회개와 용서로 하나 되자”
백석대신 유만석 총회장 “합류 여건 조성되면 총회원들과 복귀 논의”
박경배 목사 “진정한 복권은 징계당한 임원들 명예 회복시키는 것”
2021-04-29 송상원 기자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예장백석(총회장 장종현 목사) 교단이 대화합의 길을 택했다. 지난 27일 열린 제42회기 3차 실행위 결과 특별재심원과 예결산조사처리위원회 보고를 통과시키며 면직, 제명된 분쟁 핵심 인사들을 모두 사면, 복권하는 한편 제41회기 총회 갈등으로 인해 교단을 떠난 탈퇴자들이 복귀할 경우 조건 없이 받아주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된 것은 장종현 총회장 체제 출범 후 징계보다는 회개와 용서에 중점을 두는 분위기가 강하게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열린 실행위에서도 장 총회장은 “지난 회기 총회가 겪은 어려움을 생각하면 중징계를 해야 하나, 징계보다 중요한 것이 총회의 화합과 발전이기에 당사자들의 회개와 반성을 우선하기로 했다”면서 “십자가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고 하나 돼야 한다. 용서할 수 없는 것까지 용서하는 것이 신앙이고,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정신”이라고 강조했고, 실행위원들 역시 이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교단 분쟁의 중심에 있었던 진동은 목사는 이날 실행위원들 앞에서 “교단 창립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게 됐고, 그 가운데 제가 서 있어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다”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지난해 모든 일에 대해 제가 먼저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직전 총회장 이주훈 목사는 “총회의 모든 사건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2년간 자숙하고 기도하는 기간으로 정하고 모든 공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총회로 보내온 상태였다.
논의 결과 실행위원들은 기립박수를 하며 지난 회기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으며 사면, 복권 및 탈퇴자 복귀 시 조건 없이 받아주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로써 예장백석 교단은 사회적, 교단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소하고 발전을 위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이번 사면, 복권 및 탈퇴자들이 복귀할 경우 조건 없이 받아주기로 한 결정은 지난 회기 분쟁 사태로 인해 백석 교단을 탈퇴해 백석대신 교단을 세운 유만석 총회장 세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백석 교단 실행위의 결정에 대해 유만석 총회장에게 입장을 묻자 그는 “나는 애초에 사면 복권 대상이 아니다. 나에 대한 징계는 불법이기에 원천 무효시켜야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유 총회장은 백석 교단으로의 복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합류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면 나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과 복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백석대신 교단의 유지재단 설립 접수를 앞두고 있다고 밝히며 현재는 교단의 기틀을 세우는 일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제명, 출교된 직전 부총회장 박경배 목사는 실행위의 사면, 복권 결정에 대해 “참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를 포함한 직전 임원들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인격 살인을 당했다. 복권 결정을 하기 전에 우리 입장을 조금이라도 물으며 배려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박 목사는 “진정한 복권은 총회원들 앞에서 징계당한 임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총회가 이에 대한 논의를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