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본부 “경남이 홍준표 해방구인가?”

새누리당사 앞 규탄 기자회견 “朴대통령 책임회피 말라”

2013-04-09     이선율 기자

[매일일보]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9일 오전 11시30분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철회’를 요구하며 홍준표 경남지사의 소속정당인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경자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5일 당정협의회를 통해서 진주의료원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랐지만 새누리당은 말바꾸기만 하며 ‘공공의료 병원 활성화’ 약속을 헌신짝처럼 짓밟고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범 공동집행위원장은 “홍준표 도지사는 취임첫날부터 진주의료원 폐쇄결정을 아예 해놓고 그 수순으로 지난 4월5일 휴업을 강행하며 적자가 너무 심해서 병원을 폐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진주의료원 외에도 대부분의 공공의료기관은 실제로 그 역할을 하다보니 적자일 수밖에 없으며 사실 공공의료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하면할수록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세상에 다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김정범 위원장은 “공공의료 확충은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공약 중의 하나로, 대통령의 중요한 공약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형태로 보이는 홍준표 도지사를 그냥 둔다면 경상남도는 홍준표 도지사의 해방구냐”며 “새누리당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진주의료원에 계신 80세 넘은 환자분 한분이 병원이 폐업하면 갈 곳이 없다고 살려달라 우는 것을 보며 정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며 “진주의료원은 서울 수도권에 있는 잘나간다는 민간병원도 그런 시설을 해놓지 못할 정도로 정말 시설이 잘 되있었는데 그런 병원을 문을 닫겠다고 휴업을 발표 듣고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부위원장은 “그런 공공병원이 있음으로 해서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고, 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며 “진주의료원 폐업을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은 “경남 서북지역에 공공병원이 2개밖에 없는 상황에서 1개를 없애버리겠다고 하는 것은 더 이상 공공의료를 실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모든 국민은 다 아픈 가족이 있는데 이런 아픈 가족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공공의료에 의해서 보호받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라고 말했다.

오미애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 회장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인 공공의료원인 진주의료원을 일방적으로 폐쇄했다”며 “도민·국민들과 폐쇄하기 전에 소통하고 개선방안을 먼저 내놓는 것이 절차”라고 강조했다.

신승일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부위원장은 “진주의료원은 그렇게 쉽게 포기하면서 지방자치단체 재정자립도가 30%에 불과한 경상남도 도청은 폐업하지 않는 이유는 국민이나 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공적부조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한 이유로 주민들은 국가가 주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이행할 것을 믿으며 의무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승일 부위원장은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대통령은 홍준표 도지사의 독선을 묵인하고 있다”며 “국제행사하는 데 세금낭비하지 않고 국민들 세금 걷어서 국가와 경상남도가 유지되는 병들고 힘없는 도민들을 위해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태훈 사회진보연대 정책위원은 “새누리당은 진주의료원에 한번 가봐야 한다. 새누리당은 논평에서 의료사각지대 계층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공공의료원은 확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한입으로 두말하느냐”며 “특히나 (새누리당은) 보건복지부에게 행정적 책임을 반드시 요구해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을 지금도 휴업하게 만드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업무실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운동본부는 배포·낭독한 의견서를 통해 “박근혜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처럼 지자체에서 임의로 국민건강의 근간인 병원을 폐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을 야당과 논의하여 빨리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새누리당에서 각 단체 대표의 의견서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전경들에 가로막혀 당사에 들어가지 못했고, 당직자 한명이 나와 “들어오려면 대표자 1명만 가능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격분한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국민의 정당이라면서 국민의 각 대표들이 소통하겠다는 데 왜 막는지 모르겠다”며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새누리당의 답변이 이런식이냐”고 대응했고, 결국 이날 새누리당에게 의견서는 전달되지 못했다.

한편 한미정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진주의료원엔 환자 40여명이 입원치료 중인데, 의료진은 공보의사 5명 일반의사 3명 총 8명이 남아있다”며, “원래 의사가 18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 10명 정도는 강제로 사직 당했다”고 밝혔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10일 저녁 7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쟁을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