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내냉성 벼 유모기 유전자 선발 마커’ 개발

검정 시간 30배 이상 줄어… “추위에 강한 벼 유묘기 유전자, 빠르게 찾아요”

2021-04-29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신속하고 정확한 벼 육성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저온에서 잘 견디는(내냉성) 벼 유묘(어린 모)기 유전자 선발 마커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벼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기원해 저온에 민감하며, 특히 일찍 재배하거나 중·산간지대에서 재배할 경우 큰 일교차로 인해 초기 저온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 개발한 마커를 이용하면 내냉성을 갖춘 벼를 8시간∼10시간 안에 선발할 수 있으며, 이는 기존 생물 검정법에 비해 30배 이상 소요 시간을 단축했다. 농촌진흥청은 연구를 통해 내냉성 유전자의 위치는 벼의 12개 염색체 중 11번과 12번 염색체상에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특히 12번 염색체 유전자좌에서 육종에 활용할 수 있는 분자표지마커를 개발했다. 실험은 2주간 온실에서 키운 모를 식물생장상 5℃∼13℃ 변온 조건에서 약 10일간 저온피해를 받게 해, 잘 견디는 계통의 유전형을 분석·검정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실험 결과, 내냉성 유전자의 위치는 11번 염색체에 2개와 12번 염색체에 1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 3개가 모두 있을 때 가장 강한 내냉성을 보였고, 12번 유전자좌는 중간 정도, 11번 염색체에 위치한 2개의 유전자는 각각 약한 정도의 내냉성을 보였다. 그 가운데 효과가 가장 컸던 12번 유전자좌를 육종 단계에서 내냉성이 강한 벼를 선발하는 마커로 개발했고, 현재 더 정밀한 유전자 기능분석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냉성 유전자좌가 도입된 벼는 생육초기의 저온에서도 벼 잎 끝부분이 피해를 받지 않고 벼의 원줄기 분화가 안정적이다. 일반적으로 저온에서는 원줄기 분화가 감소하며 생육이 멈추지만, 내냉성 유전자좌가 도입되면 생육 감소율이 약 10% 미만으로 낮아진다. 또한 관련 유전자가 많이 집적될수록 저항성은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고종민 논이용작물과장은 “현재 다양한 내냉성 유묘기 유전자원을 기반으로 한 품종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극조기 재배나 고위도 지역 재배 시 문제가 되는 등숙기 저온 피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