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에도 웃지 못하는 여행사들
코로나19로 하늘길 막히자 국내여행 인기
국내 여행·숙박 수요 3월 比 1133% 급증
대부분 개별여행 선호 여행사 수혜는 적어
2021-05-05 한종훈 기자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국내 여행은 늘었지만 주요 여행사들은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여행사가 국내 상품 판매 보다는 해외 상품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여행객들이 패키지보다는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어진 황금연휴 기간 국내 여행·숙박 수요가 3월 대비 최대 1133%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경주의 여행·숙박 수요가 3월보다 1133% 껑충 뛰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 143%, 전라도 138%, 충정도 118%, 경상도 115%, 강원도 72%가 뒤를 이었다.
제주도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약 17만5700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지난달 29일에는 3만6587명이 제주를 방문하면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최다 관광객 수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예정된 김포-제주 노선 출발·도착 항공편은 총 1670대로 일평균 238.6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초 연휴(5월 3∼6일) 일평균 252.5대의 94.5%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처럼 국내 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외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실상 해외여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국내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여행 특수에도 여행사들은 웃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 대부분이 내국인의 해외여행 상품 판매가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4월과 5월 패키지 상품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9%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여행의 경우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기보다는 온라인 항공·숙박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행사들이 특수를 누리지 못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은 정상 수준의 일부만 지급하는 유급 휴직, 주 3일 근무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영세업체는 희망퇴직까지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황금연휴 기간 국내 여행이 늘었지만 패키지 상품 수요는 거의 없어 여행사는 특수를 누리지 못한 상황이다”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잠식되고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질 때까지는 일단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