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 증권업계 신규 먹거리 등장에 '환영'
금융위기 글로벌 IB 몰락 교훈 삼아야
2014-04-1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국회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증권업계가 환영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5월부터 IB(투자은행)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어 신규 수익원 창출에 골몰하고 있던 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지난 9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통과됐다.이번 개정안의 골자는 대형 IB 활성화 및 다자간매매체결회사(대체거래소, ATS) 도입, 조건부자본증권 제도 등 기업 자금조달수단 다양화, 중립적의결권제도 폐지 등이다.글로벌 경기 침체로 주식 거래대금 감소 및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경쟁 격화에 따른 수수료율 하락 등의 요인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기대치가 나날이 줄어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마다 신규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고 있어 이번 법안은 의미가 남다르다.관련업계는 이 중 IB 활성화와 대체거래소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가 IB자격을 획득하려면 3조원 이상의 자기자본금을 보유해야 한다. 현재 조건에 부합하는 증권사는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총 5곳이다. 이들은 이미 지난 2011년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IB의 주요 업무는 M&A(인수합병) 자금 대출과 비상장주식 직거래, 프라임브로커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다.이 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프라임브로커리지는 헤지펀드 거래‧집행‧결제, 유가증권 대여, 신용공여, 신규펀드 투자자 소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또한 '대체거래소'로 통용되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 도입으로 거래소 운영시스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ATS는 정규 거래소의 주식 매매체결 기능을 대체하는 증권거래시스템이다. 한국거래소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 거래소끼리 경쟁을 통해 매매비용을 줄이고 투자자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우리투자증권 우다희 연구원은 “신정부의 증권산업 육성의지는 브로커리지 중심의 국내 증권사의 수익 모델 한계를 극복해 줄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며 “개정안 통과로 대형 IB 라이센스를 보유한 상위 5개 대형사 및 ATS 설립에 따른 거래비용 감소로 키움증권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IB 면허를 가지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은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크게 기뻐했다.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환영한다"면서 "법 통과 후 관련 법령과 규정 개정 등 조속한 후속 조치를 통해 실질적인 기회를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대형 IB 육성 취지에 한발 가까이 다가가게 돼 어려운 증권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IB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현대증권 관계자 역시 “이번 개정안이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실마리를 풀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이제 대형 금융투자회사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향후 법관련 규정 개정사항 등을 면밀히 검토해 관련 조직을 정비, 신규 수익원 발굴에 온 역량을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대형 IB 도입 관련 전문가들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 같은 글로벌 IB 몰락을 교훈 삼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금융위기 당시 미국계 글로벌 IB들은 전문계 IB라기보다 새도우뱅킹(그림자금융, 은행과 유사한 신용중개 기능을 하지만 중앙은행의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기관또는 상품)에 가까웠다.일부 대형 글로벌 IB들은 당시 저금리를 활용 부동산 상품에 집중 고수익 창출에 몰두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촉발돼 이들은 결국 몰락했다.한국금융연구원 구본성 자본시장연구실장은 “증권사들은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IB들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개별금융회사로서의 위험관리 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관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말했다.구 실장은 이어 “초기단계의 IB들에게 자본력은 곧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정부 기조가 레버리지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이익이 발생할 시 배당 보다는 내부 유보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권했다.그는 국내 IB들이 해외 IB들과의 경쟁력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금융 수요를 흡수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구 실장은 “국내 IB들이 국내 시장 포화를 이유로 무리하게 해외 진출을 하기보다는 우선 국내 투자자들의 글로벌금융 수요를 충분히 흡수해 대내적 리더쉽을 구축한 뒤 국외로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