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證 김기범 사장 '좌불안석'

산은지주 회장 바뀐 데다 실적악화 주가추락까지

2013-04-11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KDB대우증권(이하 대우증권) 김기범 사장이 홍기택 신임 산은금융지주(이하 산은지주) 회장 취임에 좌불안석이다. 대우증권 사장은 산은지주 회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다 최근 실적과 주가마저 하락해 낯을 들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근 신정부 출범과 맞물려 '물갈이' 태풍에 휩쓸릴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11일 현대증권은 대우증권의 지난해 4분기(2013년 1월~3월)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62% 급감한 3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1807억원, 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60%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산됐다.현대증권 이태경 연구원은 “현재의 업황은 낮은 기대치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분기 이익도 시장전망치의 60% 정도가 될 것이며 현재가 바닥이라고 확신할 지표도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대우증권의 어닝쇼크 배경에는 업황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쪼그라들었고 이렇다 할 금융상품 판매 실적도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저금리 기조로 채권영업 분야에서 반사이익을 거두겠지만, 전반적인 사업 분야의 손실분을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주가 역시 실적을 반영해 지난해 6월 말 김 사장 취임 이후로 박스권에 갇혀 있다.

1만원 중반대던 주가는 1년 가까이 지난 10일 종가도 1만900원으로 변함이 없다. 특히 올해 들어 주가는 하락을 거듭해 10% 넘게 빠졌다.

홍 회장 산은지주 회장 출범 시기에 흘러나온 대우증권 매각설도 김 사장 입지 흔들기에 한몫하고 있다.대우증권의 최대주주는 산은금융지주로, 전체의 43%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최근 한 경제매체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산은지주가 순수 정책금융기관으로 회귀할 것이라며 정책금융과 무관한 금융 자회사들을 매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홍 회장 역시 취임식에서 “정책금융이 어떤 방향으로 재편되든 KDB금융그룹의 정책금융기관 맏형 역할은 앞으로 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사장은 지난해 대우증권 주주총회에서 오는 2014년까지 임기로 사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산은지주에서 대우증권을 매각해 대주주 자리가 바뀌게 되면 김 사장이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 측 인물로 평가되는 홍 회장이 산은지주 회장으로 오게 됨에 따라 조만간 산은 자회사 수장 자리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대우증권 관계자는 “매각설이나 CEO 임명 등과 같은 사항은 지주에서 결정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증권사는 관전자일 뿐 아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