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미·중 패권경쟁 2라운드, 한국 어느 편에 설 건가?

2020-05-10     송영택 기자
송영택
[매일일보 송영택 기자] 미국과 중국이 패권경쟁 2라운드에 돌입했다.  미국은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을 상대로 소위 관세분쟁·무역분쟁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는 경제전쟁 형태로 패권경쟁 1라운드를 펼쳐왔다. 패권경쟁 1라운드는 중국이 뒤로 물러서면서 미중 경제전쟁은 확전되지 않고 휴전상태에 들어갔다. 휴전상태에 머물던 미중 패권경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2라운드가 본격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향해 “코로나19는 진주만 공격보다, 세계무역센터 공격보다 더 나쁘다”며 “미국이 받은 정말 최악의 공격이다. 중국이 막을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고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묻겠다는 의지가 비쳐졌다. 5월 10일 기준 세계적으로 4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사망자는 27만 명에 달했다. 미국인은 130만 명 넘게 감염됐고, 사망자는 7만7000명에 달한다. 2차 세계대전과 테러리스트 공격에 의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은 현재까지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 주가 4조달러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마이크 폼페이어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등 외교안보라인이 전면에 나서서 중국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코로나19 발생시기와 전염경로 등에 대해서 은폐를 선택하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과 인민해방군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중국을 상대로 천문학적인 손해배상을 청구 할 수 있도록 중국에 대한 ‘주권면제’를 배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중국을 상대로 6조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더 나아가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 고든창 변호사는 중국을 유엔(UN)과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비판에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에 있는 국가들도 중국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 가세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중국의 일대일로에 동참하지 않겠다면서 이탈 국가가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은 펜스 부통령은 2018년 허드슨연구소에서 중국이 현 공산당 독재체제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전략적 동반자가 될 수 없다고 선언 한 바 있다. 중국을 WTO 체제에 편입시키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 할 것으로 믿었는데 중국은 기대와 달리 전체주의를 강화하는 반대방향으로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질서는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공급체인에 대한 변화를 꾀할 것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성을 대폭 줄여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할 것이다. 이에 중국과 인접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등이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기존의 안보동맹에서 발전한 보건안보동맹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신뢰할 수 없는 미국은 자국민의 보건과 관련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나라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이 나타날 때 대한민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또 한 번의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더 이상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망상을 유지하기 어려워 질것이다. 현실은 냉혹하다. 우리가 힘이 미약할 때는 고통스럽지만 최선의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가장 힘이 센 나라 편에 서야 된다.” 이럴 때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르면 된다. 미국과 중국 중에 누가 더 힘이 센지 냉철하게 분석해보면 답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