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확대’로 키 돌린 서울 부동산 대책

서울 도심 7만가구 공급 계획으로 공급부족론 일축 정부, ‘집값 안정·주택 공급 확대’ 두 마리 토끼 잡기

2021-05-10     최은서 기자
남산에서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부동산 수요 억제책에 힘을 실어 온 정부가 서울 도심에 주택을 확대 공급하겠다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공주도 재개발사업 등을 통해 서울 도심에 7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서울 공급 부족론’을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공공 재개발 위주의 공급 대책을 통해 ‘집값 안정’과 ‘주택 공급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앞서 연초부터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가 서울지역에 주택 공급을 통해 집값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었다. 문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보고를 통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줄 것을 주문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번 공급대책 발표로 집값 대책은 규제에 집중해 온 그간의 기조에서 공급 확대로 선회한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집값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만큼, 집값 안정세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공급 확대’ 쐐기를 박은 셈이다. 정부는 2023년부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실수요보다 3만 가구가 많은 25만 가구 이상을 매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를 통해 집값 상승 진원지로 지목돼 왔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한 서울 부동산 시장과 실수요자들에게 향후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공급 대책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비사업의 양대 축인 재건축을 통한 공급대책은 배제된데다, 정부의 당근책에도 재개발 사업지마다 사업성 보완의 경중에 따라 공공을 받아들이는 수용성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사업추진이 부진했던 재개발 사업 추진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 재건축은 추진에 어려움이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규모 택지개발 정책을 담은 3기신도시 공급책과 달리 서울 등 도심 내 직접적인 소규모 공급확대를 목적으로 한 정책”이라며 “모든 조합의 적극적 참여를 기대하기는 제한적으로, 주로 소규모 정비사업지 위주로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