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기부금 내역 비공개...與의원도 "윤미향 회계 불투명 책임져야"(종합)

의혹 해명 기자회견에 윤미향 불참 딸 美유학자금 관련 의혹 오리무중

2020-05-11     김정인 기자
이용수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수요집회 성금 사용처 의혹에 대해 최근 3년간 22억원 가량의 일반기부금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41%를 피해자 지원에 사용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세부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성금 사용처 의혹은 정의연 이사장 출신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의 거취와 직결된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개인적인 유용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시민당은 오는 15일 합당, 윤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정의연 "세부 사용내역 공개는 가혹" 정의연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일반 기부수입은 모두 22억1965만5397원이며 이 가운데 41%인 9억1144만9945원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에 쓰였다고 밝혔다. 당초 일각에서는 정의연이 지난 4년간 49억7344만원의 기부금을 거뒀고 이중 할머니들에게 지급된 돈은 9억2014만원(18.5%)일 뿐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정의연은 이날 기부금 전체내역 외 세부내역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세부내역까지 공개하란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또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 기부금 공개내역 등의 지출 내역에 수혜자 인원으로 ‘99명, 999명, 9999명'이 반복된 데 대해서는 엄밀하게 처리 못한 것이지 회계부정은 아니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활동가 자녀 장학금 뭐가 문제냐" 정의연은 고(故) 김복동 할머니의 조의금 등으로 조성된 장학금이 관련 활동가 자녀에게 집중된 점과 관련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정의연 관계자는 "김복동 할머니가 평소 쌍용차 해고 노동자나 재일조선 학생들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과 연대했다"며 "할머니가 '공부하고 싶었지만 못했다'는 말씀도 하셔서 장례에 사용하고 남은 기금을 11개 시민사회여성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정대협(정의연 전신) 활동만 한 게 아니다"며 "여성운동에 굉장히 오랜 기간 헌신한 활동가의 자녀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음대에 유학 중인 윤 당선인 딸의 학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의미있는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윤 당선인도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 다만 정의연은 윤 당선인이 기부금을 유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혹 제기 자체에 흥분하는 모습이었다. 정의연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급여와 관련해 "윤 전 이사장은 굉장히 적은 인건비를 받으면서 30년간 활동했다"며 "주말을 포함해 전국을 다니며 한 수많은 강연에서 받은 금액 전액을 정의연에 기부한 사람"이라고 했다. 또 윤 당선인의 남편이 운영하는 인터넷 언론사에 배너 광고가 실린 것과 관련해서는 "(홍보비를) 지출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강병원 "사적 유용이면 책임져야" 윤 당선인 딸 유학과 관련된 의혹은 계속 논란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딸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유학 중이라고만 해명한 상태다. 이날 통합당 조해진 당선인은 윤 당선인 딸 유학비용과 관련해 "1년에 학비·생활비가 적게는 5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들어간다"며 재차 의혹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의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해서는 민주당내에서도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부금을 어떻게 썼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과정이든지 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면서도 '회계가 투명하지 못한 게 드러나면 당선인이 사퇴할 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책임을 져야 할 문제"라며 "개인적인 유용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정의연 "할머니들 마음에 저희가 미흡" 한편 정의연은 윤 당선인과 관련된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 당시 정부발표에 앞서 합의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2015년 12월 24일부터 일본 언론에서 위안부 문제가 곧 타결될 거라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협상 전날 외교부로부터 어떤 내용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공유하고 있던 내용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서운함 정도로 치부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할머니들께서 더 고령이 되시면서 저희가 더 마음을 들어드리고 그랬어야 했는데 미흡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후 할머니들의 의사와 감정을 듣고 운동 방향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기회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