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의혹 전면 부인..."기부금 22억 중 41% 피해자 지원에 썼다"
2020-05-11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수요집회 성금 사용처 의혹에 대해 최근 3년간 22억원 가량의 일반기부금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11%를 피해자 지원에 사용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세부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의연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다목적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반 기부수입 가운데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쓰인 사업비가 평균 41%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측 주장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총 35억4626만1598원의 기부금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수요시위, 쉼터 '평화의 우리집' 운영 등으로 쓰임이 지정된 목적지정기부금을 제외한 일반 기부수입은 모두 22억1965만5397원이다. 그리고 일반기부금 22억원 가운데 41%인 9억1144만9945원이 위안부 피해자 지원에 쓰였다고 정의연은 밝혔다.
정의연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 후원금이 적다는 지적과 관련, 치료비와 방문비용 등으로 간접적 지원에 후원금이 지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의연이 직접 후원금을 전달하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자들을 간접 지원하고, 전시성폭력 문제를 홍보·연구하는 데 드는 비용이 많다는 것이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정의연의 피해자 지원사업은 후원금을 모아 할머니들께 전달하는 사업이 아닌 할머니들의 건강치료지원, 인권과 명예회복 활동지원, 정기방문, 외출동행 등 정서적 안정 지원 등의 내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에게 후원 물품을 연결하고, 전화를 드리고, 장도 같이 보는 데는 오히려 사비가 더 들어간다"고 했다.
한 사무총장은 공익법인 결산서류 공시, 기부금 공개내역 등의 지출 내역에 수혜자 인원으로 ‘99명, 999명, 9999명'이 반복된 데 대해서는 "부족한 인력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내부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금액 등에만 중요성을 두고 나머지는 엄밀하게 대해야한다는 부분에 대해 느슨해진 것 같다"며 "고쳐나가겠다"고 했다. 엄밀하게 처리 못한 것이지 회계부정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날 정의연은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과 관련된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이상희 정의연 이사는 윤 당선인이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 당시 정부발표에 앞서 합의내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2015년 12월 24일부터 일본 언론에서 위안부 문제가 곧 타결될 거라는 취지의 보도가 나왔다. 협상 전날 외교부로부터 어떤 내용을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공유하고 있던 내용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서운함 정도로 치부했다. 이나영 이사장은 "할머니들께서 더 고령이 되시면서 저희가 더 마음을 들어드리고 그랬어야 했는데 미흡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후 할머니들의 의사와 감정을 듣고 운동 방향과 관계를 재설정하는 기회로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