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회복 키 쥔 美서 “나이키형 느린 회복” 목소리
V자형 회복 기대에서 비관론으로 기울어
내년말 넘어도 미국 경제 회복 어려울 듯
2020-05-12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코로나 이후 세계경제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에서 이른 시일 내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에는 비관적인 소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 이후 경기회복 시점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나이키 로고와 유사한 형태의 느린 회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 사태 초기만하더라도 미국 내에서는 V자형의 가파른 경기회복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어 U자형의 회복으로 수정되기는 했지만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했다.
특히 백악관은 100년 전 대공황의 재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조기 회복을 점쳤다. 전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내년에 미국 경제가 엄청나게 급반등할 것”이라고 했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같은 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3분기에는 나아질 것이고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다. 내년은 대단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CBS 방송에 출연해 더욱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의회예산국은 올 하반기 경제회복을 전망했고 백악관도 같은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WSJ는 미국·유럽 등 서구 경제가 내년 말이나 그 이후까지도 지난해 수준의 생산량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라고 전했다. WSJ는 심지어 올해 가을이나 겨울 코로나19가 다시 대유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나이키형의 느린 회복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기가 비교적 빠르게 좋아졌다가 다시 침체기에 빠지는 W자형이나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L자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각에서는 경기가 끝없이 추락하는 I자형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