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의 경고 ‘코로나에 설비투자도 꺾인다’
서비스업서 제조업으로 코로나 영향 확산
‘경기 위축 심화’ 전달보다 경고 수위 높여
2020-05-12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발 실물경제 충격이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경기 위축 심화’로 경고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특히 최근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했던 설비투자도 위축될 것이란 경고를 내놨다. 이는 한국경제의 동력인 기업의 투자심리 심리가 꺾였다는 의미다.
KDI는 12일 발표한 ‘5월 경제동향’에서 “우리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소비와 수출이 감소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달 KDI는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기 위축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달 진단은 3~4월 경제 지표를 토대로, 지난달 진단은 2~3월 지표를 토대로 한 것이다. 2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의 영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가 큰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그러다 3월 이후 서비스업에 대한 영향이 심화되고, 수출과 관련이 큰 제조업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KDI는 “3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이 급감하고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내수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또 “대외수요 부진이 가시화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 제조업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외수요 감소로 수출이 급감하며 제조업 중심으로 경기 위축이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KDI는 설비투자가 3월까지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더 이상 증가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봤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설비투자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월 71.1로 하락,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이 가시화된 상태다. BSI 지표는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예상하는 기업이 경기 호전을 기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반도체의 경우 제조장비 수입액 증가율이 3월 182.4%에서 4월 1.9%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