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먹거리 전기차, 규제부터 허물어야 -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2020-05-13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강영권
[매일일보] 지난 2019년 여름 전 세계는 이상기후로 열병을 앓았다. 그 해 6월 프랑스 남부의 몽펠리에는 한낮의 기온이 45.9도까지 치솟아 기상관측 역사상 최고치를 선보였다. 이전의 기록(2003년 44.1도)을 무려 1.8도나 갱신했다.  이웃나라인 독일과 폴란드·체코 등도 역대 가장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5년 연속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9년 6월 덴마크 기상연구소의 스테판 올센 연구원이 SNS에 올린 한 장의 사진도 화제가 됐다. 그린란드 표면의 얼음이 녹으면서 사냥개들이 물살을 가르며 썰매를 끄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그린란드에선 이상기후로 하루 만에 20억톤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상기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친환경 자동차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23년을 기점으로 배터리팩 가격이 100달러 대에 이르면,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차 생산비가 동일한 수준으로 형성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 연료비가 10분의 1밖에 안드는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한 중소기업인은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시장은 계속해서 위축되고 있다. 지난 2월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19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은 전년 대비 1.9% 감소한 395만대로 집계됐다. 올해도 연간 400만대 생산을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연 400만대 생산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 기반을 유지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도전한 군산 투자계획도 물거품이 될 위기다. 지속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정부의 검증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선 기업인은 8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총 투자금 중에서 15%인 120억원을 지원해 주면서 지속가능성을 염려하는 정부의 태도에 꿈을 접었다.  군산에 투자하는 순간 부품 구입비 및 운영자금 등 500억원의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지역 경제위기 상황인 만큼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지속 가능하고 부품공장들과 협업하는 등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나서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밀어주고 힘이 되는 것이 아닌 좌절의 벽을 쌓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을 지탱하는 중소기업과 기술을 선도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방침을 전면 재검토한 뒤 규제장벽을 철폐해야 한다. 이 분야가 다음 세대의 국가 경제를 이끌 핵심 산업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