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코로나 이후의 건축시장

2020-05-13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김서준(土美)
[김서준(土美) 도시로 재생연구소 소장]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건설투자가 올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와 그 시기 직후의 건설경기는 2~3% 감소해 국가의 위기가 건설업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 실물경제의 흥망은 부동산과 건설경기에 직격탄이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3개월 직후 서울·수도권의 주택시장은 매매 거래가 최저점을 찍고 다시 반등했다. 부동산의 매매 거래에 민감한 민간 건축시장은 거래량에 따른 소비자의 결정이 극도로 나뉜다.

저성장 시대에 바이러스의 타격까지 불어닥친 건설·건축 경기는 향후 많은 것들이 변화할 것을 예측하게 만든다. 대규모의 건설 사이클과 비교적 적은 규모의 민간건설 사이클은 비례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개인적인 건축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소비자 입장에서 신축을 고려했던 소비자는 분양이나 임대에 대한 우려를 할 것이다. 신축 대신 리모델링이나 수선으로 우회하려는 생각을 하거나 신축에 대한 선택을 유보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국가 간의 이동 제한과 셧다운은 건축자재의 이동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건축디자인과 도시 지형, 건축설계에 영향을 줄 것이다. 많은 도시들이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고 사람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 시설물을 고려하고 있다. 

각 개인에 있어서 건물 관리나 개발 선택의 기준은 경제적인 측면과 지속가능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가 감지된다면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을 사태가 진정된 이후로 유보하거나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고 할 수도 있다. 필자는 그러한 고민이 있는 소비자층에게 신축의 대안으로 거의 신축에 가까운 만족도를 줄 수 있는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신축에 가까운 리모델링이란 건물의 기능, 즉 구조, 설비 등을 대대적으로 교체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신축만큼 끌어올리는 공법이다. 비용이나 시간, 노력이 신축이상으로 들어가지만 신축 대비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신축대비 건폐율이나 용적률 범위의 점유가 유리한 경우가 많다. 둘째, 기존의 건축물의 일부를 재활용할 수 있으므로 환경적인 측면에 도움이 된다. 셋째, 시간이나 비용을 2분의 1 이상 감축할 수 있는 절감의 측면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20~30년이 지난 도심의 건물을 신축과 별반 다르지 않게 리모델링해 변신한 건물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는 직장 근무형태의 변화를 몰고 왔다. 팬데믹이 종료되어도 자율출근 및 선택적 재택근무를 옵션으로 선택할 기업이 많아질 것이므로 지금까지의 ‘집’의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충전과 휴식을 하던 ‘집’에서 근무와 일을 하는 ‘집’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주택과 비주택의 용도변경과 리모델링을 고려해봐야 하는 시기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는 컨텍트에서 언컨텍트 사회로 가는 티핑포인트를 맞이하게 됐다. 예상치 못했던 펜데믹은 우리의 생활방식과 문화, 교육, 비즈니스를 바꾸고 있다. 어떤 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인류의 숙제가 된 언컨텍트 문화는 사람과의 소통 대신 편한 단절을 권한다. 인터넷망으로는 보다 밀접하고 긴밀하게, 사람과의 연결은 편한 단절을 요구하는 시대에서는 단독으로 결과를 내는 것보다 국가간의 협력으로 정보 교류를 활성화해 안전망을 공유해야 하는 연대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연대와 달라진 방식의 협력망을 요구하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결정된 세계가 아닌, 지금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의해 앞으로 오랜 시간 우리의 삶을 결정하게 됐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의 금융, 투자, 자산관리 등에 관한 결정은 장기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의 자산에 해당하는 건축적 선택에 대해서 각 개인들은 보다 경제적이고 안전한 선택을 할 것이다. 오래되고 낡은 건축물의 보유한 자재를 재활용하고 사용연한을 늘려주며 신축 대비 환경적인 방법. 즉 리모델링이 불안한 시대의 건축방식의 플랜비(PLAN-B)가 될수 있음을 제안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