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脫중국 빨라진다
미국 주도 탈중국 경제블록 가시화
2021-05-17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탈(脫)중국 경제블록’ 구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경제의 탈중국화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5G 휴대전화 네트워크와 군사용도를 가진 민간 기술의 수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경제안보 대화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제안보 대화에는 일본 내각과 미국 백악관을 비롯해 관련 당국이 모두 참여한다.
요미우리는 “이번 계획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글로벌 반도체칩 공급을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 뒤 나온 것”이라며 “기술의 유출을 막기 위한 미일 협력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일본 정부가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업체들을 공공 조달에서 효과적으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미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화웨이가 미국 기술로 만들어진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하게 하겠다”며 대만 등 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기 전 미 정부의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은 같은 날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폰과 5G통신 장비 등에 들어가는 ‘5나노미터 트랜지스터’ 반도체칩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를 두고 “중국이 첨단 기술을 장악하고 중요 산업을 통제하려는 시점에서 TSMC의 미 현지 공장 신설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탈중국 경제블록 구축 계획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 4일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로이터 통신에 중국을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경제 번영 네크워크’ 계획을 언급하며 “우리는 지금 그 계획을 급가속 추진 중”이라고 밝힌 뒤 “조만간 새로운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경제 번영 네크워크’의 골자는 중국에 의존해 온 공급기반을 미국 또는 미국의 우방국들로 빼내 중국 의존도를 최소화하겠다는 것. 실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애플은 생산기반을 인도나 대만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화웨이 압박에 맞서 애플과 퀄컴 등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보복할 것으로 보여 애플 등의 탈중국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