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겨냥 반세계화 물결...고립 위기에 中선 “韓 등과 손잡아야”

코로나19 팬데믹에 세계화 믿음 흔들려 美 주도 경제블록화에 인도 등 적극호응

2021-05-17     박지민 기자
도널드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중국을 겨냥한 미국 주도의 반세계화 물결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한국과 일본, 유럽 등과 협력을 강화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자유무역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국제 여론전을 벌여왔지만 이번에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세계화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환구시보 “한·일·유럽과 적극 협력” 중국은 최근 미국 정부가 ‘경제 번영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중국을 글로벌 산업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경제블록 추진에 나서자 결사항전의 의지와 함께 탈중국화 저지에 힘쓰고 있다. 중국의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표하는 첨단기업인 화웨이를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조치를 실행에 옮긴 직후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완전한 결별이라는 최악의 상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유럽 등과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의 중국 배제 조치를 돌이킬 수 없는 움직임으로 보고, 대안으로 한국과 유럽 등 기술 보유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중국은 한국과 독일을 상대로 기업인들의 신속 입국 절차를 도입하는 등 중국에 우호적인 기술보유국 기업들의 중국 탈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한국에서는 삼성 관련 직원들이 신속 입국 절차를 통해 중국에 입국한 바 있다. ▮인도·동남아, 탈중국 기업에 러브콜 하지만 중국 주변에서는 탈중국화를 부추기는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는 상황. 미국의 탈중국화 드라이브에 맞춰 인도, 베트남 등 중국 주변 친미 국가들은 중국을 탈출하는 글로벌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인도의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향후 5년간 아이폰 생산량의 5분의 1을 중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인도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가 중국을 대신해 애플의 새로운 제조·수출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도는 이에 더해 의료기기, 섬유, 가죽, 자동차부품 등 미국 내 1000여개 기업에 중국 소재 생산기지를 인도로 옮길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태국에서는 중국에서 태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에는 50%의 감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나섰고, 말레이시아는 IT·화학 관련 생산기지 유치에 대규모 지원금을 내건 상태다. ▮“코로나가 글로벌 공급망 믿음 흔들어”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을 겨냥한 반세계화 물결이 힘을 얻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공급망의 지혜와 글로벌 경제의 미덕에 대한 지난 수십 년간의 믿음을 뒤흔들었다”고 진단했다. 당장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하던 목소리가 잦아들며 의회 차원의 탈중국 지원책이 나오는 상황이다. CNBC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결과로 세계화 시대가 멈추고 후퇴를 맞게 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이 양국간 기술 패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올해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공급망은 중국 집중도가 낮아지고 더 다양화할 것”이라며 “더 많은 수의 기업들이 이런 결정을 하면서 지역화된 공급망이 코로나19 사태의 영구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 이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공세는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미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12일에는 미국 연기금에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