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방역당국, 감염경로 불분명한 병원확진·클럽 N차확산에 ‘긴장’

지난 14일 이후 지역발생 두 자릿수 증가 빅5 병원 감염으로 ‘제2 메르스 사태’ 우려 인천서 등교 첫날 고3 학생 확진…교육당국 ‘비상’

2021-05-20     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최근 안정세로 접어들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대형병원 의료진의 잇따른 감염과 이태원 클럽 관련 ‘N차 감염자’ 속출로 다시 악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등교 첫날부터 고3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국내 ‘빅5’ 병원 중 하나인 삼성서울병원과 국민안심병원으로 운영 중이던 경기 용인 강남병원에서 연이어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해당 병원 2곳 모두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어서 방역당국은 추가 감염자가 나올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32명 증가한 1만1110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환자 중 지역발생만 24명으로 지난 14일 이후 닷새 만에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14일 22명에서 15일 9명으로 떨어진 이후 16일 6명, 17일 5명, 18일 9명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했으나 이미 전날 오전에만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12명, 삼성서울병원 관련자 3명이 각각 추가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전날 빅5 병원에서 의료진 감염이 발생하면서 자칫 2015년 메르스 사태 때처럼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간호사는 환자와 다른 의료진과의 접촉이 가장 빈번한 직업군으로, 병원의 폐쇄적인 특성상 감염자가 한 명만 나와도 쉽게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확진자의 구체적인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것도 집단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들이 병원 밖이 아닌 안에서 감염됐다면 지금도 전파가 진행 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사는 클럽발 집단감염이 벌어진 이태원 일대를 방문하거나 이태원에 다녀온 지인과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강남병원 확진자인 방사선사의 감염경로도 아직은 미궁 속이다. 이 병원 방사선사로 근무하는 20대 남성이 발열과 몸살 증상을 느껴 지난 18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고 같은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산발적 집단감염도 방역당국의 전파경로 파악보다 빠르게 N차 전파로 번지면서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재학생 600명 규모의 서울 영등포구 직업전문학교에서 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교육 당국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당국은 해당 확진자가 클럽발 집단감염의 3차 감염자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병원이나 학교 모두 시설 특성상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면 자칫 집단감염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클럽 방문 후 확진된 인천 학원강사를 통해서도 연쇄감염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 학원강사가 가르쳤던 과외 학생에 이어 해당 학생의 다른 과외교사도 감염, 학원 수강생들과 동료 교사까지 감염됐다. 또한 학원강사와 2차 감염자 등이 이용한 코인노래방과 택시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자가 방문한 코인노래방과 같은 건물에 있는 PC방 방문자도 확진됐는데 방역당국은 엘리베이터 버튼 등을 전파경로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0시 이후에도 인천에 사는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학원강사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제자가 다녀간 노래방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교육청은 긴급히 인항고와 인근 정석항공고, 인하사대부고 3학년 학생의 등교수업을 전면 취소하면서 개학을 하루 연기했다. 이어 5개 자치구 66개 고교의 등교수업을 중단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병원감염 사례가 끊이지 않는 데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도 전파경로가 너무 얽혀 있어 걱정”이라며 “클럽발 집단감염의 경우 N차 전파 연결고리를 완벽하게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집단감염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