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 성장률 0.2%·새 일자리 0명”

"기준금리 0%로, 증세 논의 시작할 단계"

2021-05-20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인 0.2%에 그치고,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는 사실상 제로(0)에 수렴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도 일자리 증가도 마이너스(-)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도 더해졌다. 2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 경제는 0.2%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외환위기로 -5.5% 성장률을 기록했던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0.2%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지만 역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KDI는 대규모 공공일자리 투입에도 불구하고 민간 분야에서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올해는 작년에 비해 취업자 수 증감이 거의 없을 것이다. 0명 내외일 것이란 뜻”이라고 했다. 다만 KDI는 내년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며 3.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일자리 역시 20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에서는 상반기부터, 세계적으로는 하반기부터 둔화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다. 이 경우 한국의 경제 활동이 올해 하반기에 대부분 정상화되어 내년 양호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이 되어서야 경기 회복이 시작될 전망이다. 다른 기관들에서 올해 한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KDI는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기준금리를 0%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역대 최저 수준인 0.75%로 대폭 하향한 데 이어 오는 28일 0.25%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KDI는 재정 정책과 관련해서는 거듭된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재정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증세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실장은 “증세 논의를 시작할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