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문 앞 분향소 '삼우제' 대신 '진혼제'
경찰, 시민분향소 훼손하…추모행사 고의 방해
2009-06-01 이명신 기자
[매일일보=인터넷팀] 국민장이 끝난 지 하루가 지난 31일에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는 20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분향을 마친 일부 시민들은 대한문 앞 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자신들의 뒤를 이어 분향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지켜봤다. 분향소 왼편에서는 시민상주들이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명박 정권 탄핵서명을 받고 있다. 자원봉사자 등이 주축이 된 시민상주측은 당초 이날 오전 기자회견과 함께 삼우제를 지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해 봉하마을측에서 삼우제를 지내지 않기로 함에 따라 오후 5시, 7시에 각각 치르는 진혼제와 추모제로 삼우제를 대신하기로 했다. 시민상주측은 이날 새벽 경찰이 시민분향소를 훼손하는 등 추모행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상주를 맡고 있는 김창건씨(43)는 "원래는 삼우제까지만 하자고 내부적인 방침을 세웠으나 경찰이 분향소를 부숴 불을 지른 셈이 됐다"며 "앞으로 49제까지 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부터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싼 채 추모행사 등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이 과정서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70여명이 강제연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