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다른 '한국식 장기불황' 우려
내수부진 장기화될 경우 성장률 3% 내외 장기불황 가능
2013-04-16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우리 경제가 구조적 내수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어 일본과는 다른 형태의 불황이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우리금융경영연구소 허문종 거시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한국식 장기불황 현실화되나'라는 금융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보고서에서 허 수석연구원은 고용불안과 소비부진, 설비투자 부진, 건설투자 부진 등 구조적인 내부부진요인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식 장기불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우리 경제가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을 보이고 있고 더욱이 내년에도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일본식 장기불황'의 초기단계라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으나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갈 가능성은 현재로서 낮다"고 말했다.그 이유로 "우리 경제는 자산시장의 버블 형성과 붕괴가 급격하게 진행됐던 일본과는 다른 상황인데다 정책대응 및 재정건전성에 있어서 일본보다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내수부진도 장기화되고 있어 성장률 3% 내외의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국식 장기불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특히 가계부채와 인구고령화 문제가 1990년대 일본보다 더욱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어 일본과는 또 다른 형태의 불황이 진행될 가능성마저 엿보인다고 밝혔다.일본식 장기불황이란 버블붕괴 이후 성장률이 1% 내외에서 유지되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10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식 장기불황은 성장률이 3% 내외로 일본식에 비해 높지만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허 연구원은 장기불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고용안정을 통한 미래소득의 불확실성 해소와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통한 소비여력의 회복, 물가안정을 통한 실질소득의 둔화 방지로 소비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봤다.또 설비투자 회복을 위해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투자환경의 불확실성 제거,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통한 해외투자 유입촉진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단기적으로는 재정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경기부양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그는 "재정건전성을 일정부분 희생하더라도 추경 편성 등 재정정책을 실시해 경제를 선순환으로 전환시킨 후 경기회복을 통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