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朴사면 겁내지 않아도 될 시간 됐다”
국회의장 퇴임으로 정치인생 마무리
2021-05-21 조민교 기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퇴임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 남은 임기 국정 운영 방향으로 '통합의 정치'를 강조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제안했다. 한편 문 의장은 퇴임과 함께 정계 은퇴를 예고하고 55년 정치인생의 소회를 밝혔다.
문 의장은 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는 기존의 적폐청산에서 '통합론'으로 가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어야 된다"고 했다. 이는 박 대통령을 언급한 것으로, 그는 '해당 발언이 사면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면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면서도 "사면을 겁내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타이밍이 적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문 의장의 이러한 주장은 21대 국회의 '통합론'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도출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누가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다면, 과감하게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을 할 것을 제의한다"며 "시종일관 적폐청산만 주장하면 이를 정치보복의 연장으로 보는 세력이 늘어난다. 그렇게 되면 개혁 동력을 상실한다. 이걸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야당과의 대화와 협치'도 강조하며 "통합으로 돌아가는 측면에서 국회를 무시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편 문 의장은 오는 29일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국회의장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정계를 은퇴한다. 그는 이날 55년 정치인생 소회에 대해 "고단했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고 했다. 문 의장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가장 슬펐던 순간으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을 꼽았다. 또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아들 문석균씨의 '지역구 세습 논란'에는 쓰라림을 느꼈다고 했다. 문 의장은 "사실 심정이 복잡했다. 김종필 전 총리께서 말씀하셨던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이 가슴 깊숙이 파고드는 나날이었다"면서도 "아쉬움은 남아도 나의 정치인생은 후회 없는 삶이었다고 자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