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억제력 한층 강화" 재천명

북미협상 교착에 핵카드 2년만 재등장

2021-05-24     김정인 기자
북한은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잠행 22일 만에 다시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협상 국면에서 사라졌던 '핵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핵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이 2년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4일 김 위원장 지도하에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핵 억제력 강화 방안·국가무력 건설·군 조직 편성 등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특히 통신은 북핵과 관련해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핵전쟁 억제력 강화'란 핵무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핵은 핵으로만 억제된다는 게 통설이기 때문이다.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겠다는 대목도 의미심장하다. 전략무력이란 핵탄두 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등 대량살상무기를 가리킨다. 이를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겠다는 것은 전쟁 발발 가능성을 전제로 핵무기를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적대세력들의 지속적인 크고 작은 군사적 위협들을 믿음직하게 견제할 수 있도록 전반적 공화국 무장력을 정치 사상적으로, 군사 기술적으로 더욱 비약시키기 위한 중요한 군사적 대책들과 조직정치적 대책들이 연구 토의되었다"며 "무력의 군사정치 활동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편향들을 총화 분석하고 그를 극복하고 결정적 개선을 가져오기 위한 방조적 문제들, 무력구성의 불합리한 기구 편제적 결함들을 검토하고 바로잡기 위한 문제, 자위적 국방력을 급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새로운 부대들을 조직 편성해 위협적인 외부세력들에 대한 군사적 억제 능력을 더욱 완비하기 위한 핵심적인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전했다. 이는 군사운영 방안만이 아니라 군부대 편제도 손봤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북한 미사일 개발의 실무책임자로 이른바 '미사일 4인방' 중 한 명인 리병철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리병철 인사는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한편 통신은 "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연초부터 포병 부대 훈련을 수차례 직접 참관·지휘하면서 포병 전력 강화 의지를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