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도서관 ‘모두’, 아이와 엄마가 함께 찾아요

서울·부산·창원·구미·대구·충주·안산 소재…STX에서 운영비 지원

2014-04-16     장야곱 기자
[매일일보]서울시 동대문구 이문동 외국어대 인근에는 다문화도서관 ‘모두’가 있다.‘모두지기’ 성지연(37)씨는 “모두에 오는 아이와 엄마들은 자연스럽게 다문화적 공생의 필요성을 체득하게 된다”며 “엄마도 아이도 아무런 거부감을 갖지 않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공간을 지향한다”고 말한다.매일 점심때가 조금 지나면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해 자연스럽게 서가를 오가며 책을 꺼내 든다. 개중에는 결혼이주여성을 엄마로 둔 아이들도 섞여 있지만 누구도 엄마의 고향을 의식하지 않는다.지연씨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엄마의 출신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짓지만 조금 지나면 거의 의식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엄마들끼리도 얼굴이 익숙해지고 아이들도 친해지면 보면 서로가 어느 나라 출신인지를 따질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이다.2008년 9월 문을 연 모두는 시민단체인 ‘푸른시민연대’가 운영하는 도서관으로 같은 이름을 가진 도서관이 부산과 창원, 구미, 대구, 충주, 안산에도 있다. 운영비는 STX가 지원하고 있으며,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월세를 충당하고 있다.모두는 가족단위 회원제로 운영되며 서울 모두는 다문화가족 약 200가족을 포함 약 1000여 가족이 회원으로 등재돼 있고 다달이 후원금을 내는 회원들은 약 400가족이다. 엄마와 아이 등 하루 약 50명 내외가 찾고 있다.요일별로 사랑방 수업(월·수), 인형극 모임(월·목), 엄마 인문학·엄마랑 나만의 책 친구(화), 나만의 책 친구(화·목), 캐릭터 만들기·청소년 인문학(수), 그림책 읽기·다국어 스토리텔링(목), 독서 심리코칭(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특히 다국어 스토리텔링은 결혼이주여성 등 외국인 엄마들이 주도하는 프로그램으로 각국 전래동화를 한국 아이들에게 들려주거나 우리말로 번역해 책으로 엮기도 한다. 도서관 한편에 놓여 있는 아이들 키만한 크기의 대형 그림책이 이들의 작품이다.모두에는 다문화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국에서 출판된 책 1만3000여권 외에 아시아 각지에서 출간된 책 7000여 권이 있다. 한국 출판물 외에 책 권 수가 100권이 넘는 나라만 중국과 베트남, 몽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11개국에 이른다.책은 도서구입비가 책정되는 대로 각 나라 출판사에 의뢰해 사들이고 있다. 외국 책 가운데는 어린이용 도서 외에도 어른들이 볼만한 책도 많이 있다.모두는 평소에는 5시 문을 닫지만 목요일에는 8시까지 문을 연다. 모두지기 지연씨는 “엄마들이 학교가 늦게 끝나는 아이들을 위해 개장 시간 연장을 요청했고 엄마들 스스로 관리하기로 해 야간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